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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민 Jul 01. 2023

시작은 <타이베이 중앙역>

@Taipei Main Station (台北車站)



    타이완 섬 북부에 위치한 대만의 중심도시, 타이베이. 그리고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타이베이 중앙역. 이 도시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있어, 타이베이 중앙역은 여정의 필연적인 관문이자 출발점이다. 국제공항을 통해 이 도시에 도착한 사람들은 많은 경우 기차나 버스를 타고 중앙역에 도착하게 된다. 대만의 다른 도시에서 철도를 통해 타이베이에 도착한 사람들도 물론 그렇다.


    일반철도(TRA)와 고속철도(HSR), 공항철도, 2개의 MRT 노선, 바로 옆에 위치한 버스터미널까지. 타이베이와 대만 곳곳을 잇는 온갖 철도 노선이 거쳐가는 이곳 중앙역은 이렇듯 ‘관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나에게도 이곳은 대만을 향한 긴 여정의 가장 첫 번째 관문이었다.




여정 혹은 이야기의 발단


    대만을 향한 여정은 대학을 다니던 스물셋의 어느 봄, 충동적으로 시작되었다. 휴학을 하고 스스로에게 주는 생일 선물이라며, 조금 유치한 핑계로 타이베이행 티켓을 샀다. 그렇게 처음 만난 대만, 타이베이. 공항과 도심을 잇는 버스를 타고 처음 중앙역 앞에 내려선 그 순간의 설렘이 지금껏 생생하다. 복잡한 중앙역 대합실을 헤매느라 넓은 역사 곳곳을 빙글빙글 돌아야 했지만. 지금 막 이 도시에 첫발을 디딘, 혹은 이 도시를 떠나 새로운 곳으로 향해가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그들처럼 여행길에 있다는 사실에 설레었다.


    더욱이 그 당시엔, 타이베이를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 하였으니. 돌이켜보면 중앙역에 처음 내린 그 순간은 운명적이기까지 하다.




"그리고 우린, 어디로든 떠날 수 있지."


    타이베이 중앙역 내부에는 천장이 높고 멋진 대합실이 아주 크게 펼쳐져 있다. 


    분주하게 오고 떠나는 기차 스케줄을 알리는 전광판과 여러 행선지를 가리키는 표지판, 새로운 여행지를 찾아 떠나는 그 각각의 낯선 얼굴들. 그리고 그 얼굴들 위로 떠오르는 다양한 설렘이 그 넓은 대합실을 가득 채우고 있다. 바삐 오가는 사람들 사이를 가로지르며 걷고 있자니, 대유행 전과 다름없는 모습에 감사하면서도, 동시에 발이 묶였던 지난 몇 년이 더욱 꿈처럼 허망하게 느껴졌다. ‘모든 게 이상하리만치 그대로야.'하며 잠시 얼떨떨해하다, 다시 배낭을 고쳐 메고 씩씩하게 타이베이를 마주했다.


    '다시 만나서 반가워, 타이베이.'

    '내가 돌아왔어!'


    그리고 잠시 멈추어 서서, 조용한 듯 소란한 그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렇게, 이대로, 어디든 갈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타이베이 중앙역 (Taipei Main Station, 臺北車站)

No. 8, Zhengzhou Road, Zhongzheng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3  ‣ Goole map


타이베이 중앙역은 일반철도 TRA와 고속철도 HSR, 2개의 MRT 노선이 지나고 공항철도역과 버스 터미널에 바로 접해 있는 거대한 교통 허브. 원래 다다오청 근처에 있었던 타이베이역이 일제강점기(1895년)에 지금의 위치(중정구)로 옮겨졌고, 1980년 경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지하 1층에서부터 지상 2층까지, 티켓 라운지와 대합실, 기념품 상점, 식당가, 우체국 등 여행자를 위한 여러 편의 시설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Tip ①
대중교통에서 식음료를 먹을 수 없는 대만이지만, 장거리 철도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기차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면, 다양한 먹거리와 도시락을 파는 역 내 상점들을 꼭 들러볼 것!


Tip 

지하 통로를 통해 여러 철도 노선으로 환승이 가능하지만, 규모가 상당해 길을 헤매기 쉽다. 초행길이라면 예약해둔 기차나 버스를 이용하기에 앞서 시간을 여유롭게 가지고 역을 찾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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