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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운 May 28. 2024

자존감이 낮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돈 들이지 않고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을 찾습니다.

내가 이 결혼에서 독립하기 위해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나의 건강이었다.


결혼 후 나는 만성 무기력과 만성 우울증을 얻었고 이제는 동반자처럼 지내고 있었다.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관리하지 못 한 대가는 오롯이 내가 받는다는 사실을 왜 이제야 깨달았을까?

터질 듯한 다리와 팔뚝, 한 없이 접히는 뱃살, 생기 없는 피부와 초점 없는 눈빛은 그나마 남은 자존감 마저 바닥을 치게 했다.

하나같이 입을 모아서 몸을 움직이라고 했다.

운동을 가는 길도 하는 중에도 돌아오는 길에도 이번달 카드값을 달라고 할 때 일어날 과정들이 걱정이 됐고 짜증이 나고 비참한 기분이 먼저 들었다. 그런 이유로 운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해 버렸다.

10년간의 데이터에서 나온 포기였다.

늘 그랬듯이 두어 달을 버티다가 이런 상황이 아니꼽고 더러워서 포기하게 되고  나는 왜 이런 대우를 받고 사는지 우울감에 빠지는 일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이제는,

만약 그런 일이 다시 생기더라도

가뿐하게 무시하고 날 위해 먹고사는 행위를 하기 위해 정신을 먼저 챙겨야 했다.


상담을 받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 또한 나에게 들어가는 돈이라 매달 구차하게 카드값을 구걸해야 했다. 그리고. 마음속 깊이 묻어둔 것들을 끄집어내고 직면하는 일은 생각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장 먼저 상담을 선택했던 이유는 도망치고 싶지만 변할 수 없는 엄마라는 자리 때문이었다.

내가 나를 함부로 내버려 두면서 아이만은 나 같은 취급을 받지 않도록 하려고 발버둥 치는 것이 깨진 그릇을 붙이는 것과 다를 것 없다는 것을 시간이 흐를수록 피부로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엄마가 건강하고 엄마가 행복하면 아이는 씩씩하고 당당하다.


아이에게서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은 그 부분이 나의 모습이라는 것을 인정할 때마다 어쩔 수 없다고 외면했었다.

그와 싸울 에너지? 버틸 에너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점점 나 자신을 갉아먹는 것을 느끼면서 깨달았다.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다.
내가 지금 선택해야 한다.


나와 싸울 때마다 정신병자라고 비난하길  좋아하는 그는 늘 그랬듯이 내가 치료만 받으면 다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다.

자신은 잘못이 없으니 나만 정신 차리고 너의 할 일을 하면 된다고 말이다.

여기서 나의 할 일이란 늘 집을 깨끗이 청소하고 1년 365일 식사와 간식을 만들고 내 앞으로 어떤 돈도 쓰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아프지도 않아야 하고 아프더라도 나의 할 일을 하고 쉬어야 하며 본인의 의견에 반론을 제기해서도 안 되었다.

본인 알아본 곳에서 상담을 시작하자 그는 매번 물었다. 뭐라고 했냐고..

아마도 너 정신이 문제가 있다고 하지? 니 탓이지?라고 들리는 것은 내가 그저 예민하게 넘겨짚은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장 먼저 선택한 것이 상담이었다. 물론 매달 카드값을 결제할 때마다 온갖 눈치와 무시를 감당해야 했다.

검사결과 낮은 자존감이 나를 더 힘들게 하고 있는 듯했다. 그것을 표출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뿐 나의 자존감은 바닥을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돌아오는 순간부터 고민을 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자존감이 올라갈까. 자존감에 관한 유튜브를 찾아서 듣고 주변에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 올렸다.

내가 하는 모든 일에 내가 스스로를 칭찬하거나 인정해주거나 잘 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일은 없었다. 집안 일도 눈 뜨면 퉁퉁부어서 엉망인 몸뚱이로 1년 365일 적당히 지저분하게 꾸역꾸역 해 나가고 있었고 운동은 커녕 잘 시간도 모자랐다. 집에 모든 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 없었고 그의 의견에 따르거나 현실에 따라 산 것들 또는 나의 취향과 관계없이 친정엄마가 구색을 맞추기 위해 사 주신 것들이었다. 내가 원하는 걸 산다는 것은 카드값 전쟁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었기에 그 심장 쫄림을 겪고 눈치를 볼 에너지가 없을 때는 감히 그 피마름을 선택할 수가 없었다. 운동과 쇼핑, 네일, 헤어샵 같은 기분 전환 또한 마찬가지 이유로 나는 시도하길 꺼려했다.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먹는 것 싸는 것 자는 것 쉬는 것조차도 그러했다. 내가 어디에서 자존감을 지켰어야 했을까. 그는 이런 말이 나올 때면 늘 말린 적 없고 난 돈을 줬으니 네가 하면 되는 거라고 했다. 하지만 그 말 그대로 했다가는 카드값이 나오는 날마다 같은 패턴으로 싸워야 했다.


하나같이 입을 모아 운동을 하라고 했다.

돈이 안 들게 하려면 답은 홈트뿐이었다.

숨 쉬는 것도 버거운 내가 홈트를 하면서 뿌듯함을 느끼고 내가 자존감이 올라갈 수 있을까..?

살을 빼야 하긴 하니 운동을 하긴 해야 하는데 홈트.. 내가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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