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Will you marry me?

by 몽운

상처였다.

무엇보다 내 존재를 거부당한 것에 대한 분노가 엄청났다.

나의 이십 대는 정말 처절하게 발버둥 치며 살아 내야 했던 시절이었다.

이렇게 열심히 잘 사는데

내 노력이 내 능력이 그리고 부모님이 나를 키워 준 정성이

무시당하는 기분은 지금도 회복되지 않은 숙제로 남겨있다.


집으로 돌아와서 그동안 모은 일억을

대학원을 갈 것인지 시작하지 얼마 안 된 일에 투자할 것인지

고민했다.


너무 지쳐 있었다.

너무 절망적이었다.

그날 다짐했다 결혼은 없다.

계산적인 사랑을 하기 위해 나를 희생시켜 가정을 이룰 마음이 없다.

(지금 생각하면 아주 순진하고 열정적인 시절이었다.)


먼저 집을 알아봤다.

형편상 형제들과 모여있었던 전셋집은 우애가 좋지 않은 관계를

더 악화시키기만 했고 마음속에 부정적인 응어리만 만들어졌다.


소자본으로 집을 얻고 어차피 자립한 거 독립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집을 보러 다니고

일에 관련하여 판매할 업체를 다시 선정하기 위해 발품을 팔며

다시 마음을 잡았다.

돈을 벌어서 안정을 찾기 전까지 난 나 혼자로 만족한다고.

모으기는 힘들었던 일억이 독립하기엔 너무 부족한 돈이었다.

재테크 공부도 다시 해야 했고 점점 마음을 정리하고 있었다.


일주일쯤 지났을까?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부모님이 보자고 하셨다고.

근데 나의 기분이 하나도 좋지가 않았다.

내가 좋아해야 하나....?

그럼 다시 세운 나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 거지...


여러 가지로 복잡한 마음을 더해주는 첫 만남이 있고 난 후

우리는 교회의 비어있는 날 식을 잡고

상견례 날도 잡고

예비부부들이 거쳐가는 결혼 준비를 해 나갔다.

우여곡절이 엄청났지만 결국 나는 결혼을 했다.

2015년 나의 생일 다음날.

그날은 그 해 두 번째로 교회에 비어있던 날과 시간이었다.

첫 번째는 1월이라 12월 중순에 허락은 받은 우리가 준비하기에 일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다 일렀다.

결혼도 연애도 판단도 너무 급했다.

왜 그렇게 체하게.. 급하게..

지쳐서 해 치워버리고 싶은 과제처럼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해 치워버렸는지.


내 나이 서른하나. 나는 그 나이에 결혼이라는 것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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