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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지용 알비스 Sep 17. 2023

내가 수확을 했어 안 했어?

나이 들어가는 와중에, 뭔가 수확한 것은 있다? 없다?

2006년, 충남 예산군 대술면 시산리 집성촌 들녘

2023년은 사실 내가 사회생활한 지 10년

이제는 뭔가 성과 수확 한 번 해야 하지 않겠어?

오, 직장 제대로 잡았어? (아니요)

오, 뭔가 사귀는 거 있어? (아니요)

오, 너 집 장만이라도 했어? (아니요)

오, 너 마이카 한 대 있어? (아니요)


오 난 한 게 없어 진짜로 한 거 없어

니들은 그렇게 살아도 나는 허락이 안 돼

사람들은 내 앞에 쓰여 있는 자폐성장애 중증만 보면 인상 확 변해 (너는 말만 그렇지)

작년에는 내가 현실판 우영우라 불렀던 세상이 왜 이래


2023년은 사실 내가 기나긴 늪 14년에서 벗어난 해

그 사이에 뭔가 성과 수확 한 번 해봤긴 해봤냐고?

오, 너 비행기 탔어? (내 마일리지는 이제 4만 점)

오, 너 사진 하는데 카메라 있어? (이젠 오너 카메라 시대라고!)

오, 너 방송 타봤어? (앞에서 이야기했잖아)

오, 너 시설 안 갔어? (시설은 없어질 거야!)


오 난 한 게 있어 적당히 한 건 있어

니들은 안 하고 살아도 나는 과감히 했어

사람들은 내 앞에 쓰여 있는 자폐성장애 중증만 보면 깜작해 놀래 (너는 말만 그렇지)

너는 어차피 현실판 우영우라 소리 듣고 다니잖아


난 수확했다면 수확한 거고 수확 안 한 거면 안 한 거야

나는 나 식대로 살아가 

저기 위짝들이 그러지 우리 식대로 살아나가자

난 그렇단 말이지


내가 수확을 했어 안 했어?

일단 네가 답해봐!


만약 지금 이 상황을 뮤지컬 넘버처럼 말해본다면 아마 이런 이야기이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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