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당신에게 보내는 나의 시
무슨서점 @musn_books에서 선보이는 "한문단클럽"
4회는 [시에서 발견한 음악 목록]입니다.
김혜순 시인은 시 한 편을 어떤 코드로 읽든, 시 안에서 한 가닥의 실이 당겨져 나온다고 말한다. 시가 막연 하고 어렵게 느껴질 때 이 조언은 큰 디딤이 되었다. 무슨서점 클럽에서 시 필사를 하다가 시에서 삐죽 나온 가느다란 실 한 가닥을 만났다. <딩동댕 지난여름>. 내 쪽으로 조금씩 잡아 당기니 시와 연결된 음악들이 쭉쭉 풀려나왔다. <사슴 머리 여인숙에서>, <금붕어 불꽃>, <초절기교>는 모두 노래에서 움튼 시다. <블루스, 악마와 함께-로버트 존슨>과 <LP 시대 는 갔다>에는 뮤지션들이 직접 등장한다. 반면, <이민자들-한국이민사박물관>과 <오늘 난 편지를 써야겠어>는 우리 사회에 대한 통찰과 울분을 노래 가사에 덧칠한다. 시의 본문 이 아닌 각주에서 발견한 음악도 있다. 배시은의 시구에선 '최후의 음악'으로 일렉트로닉 뮤지션 키라라의 'Wish'를 꼽는다. <발화의 연습-남방의 연습곡>은 이제니가 언어로 연주하는 음악이며, 뮤지션이자 시인인 성기완은 아예 선곡 표가 시다. 시집을 열면 자신이 진행한 라디오 <세계음악 기행>에서 소개한 이국적인 음악의 제목들로 빼곡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의 [시에서 발견한 음악 목록]도 제법 시적으로 보인다. 세상은 이미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시로 가득 차 있었다. 이 목록 또한 당신에게 보내는 나의 시. 그 속에서 나온 가느다란 한 가닥의 실이다.
p.s 기꺼이 함께 시를 찾아준 한연희 시인께 감사드립니다.
[시에서 발견한 음악 목록]
시/ 시인
-음악 / 음악가 순
딩동댕 지난여름 / 강혜빈
- 딩동댕 지난여름 / 말로(송창식 원곡)
사슴 머리 여인숙에서 / 황유원
- At the Deer Head Inn / Keith Jarrett
금붕어 불꽃 / 서윤후
- 금붕어 불꽃 (金魚花火) ) / 오오츠카 아이 大塚 愛
초절기교 / 서윤후
- 초절기교 연습곡 / Franz Liszt
블루스, 악마와 함께-로버트 존슨/ 정재학
- Me and the Devil Blues / Robert Johnson
LP 시대는 갔다 / 정해종
- People Are Strange / The Doors
이민자들-한국이민사박물관 / 이설야
- 사람이었네 / 루시드폴
오늘 난 편지를 써야겠어 / 송경동
- 전화카드 한 장 / 꽃다지
akzkeka / 배시은
- Wish / KIRARA
발화의 연습 문장-남방의 연습곡 / 이제니
- Etudes Australes / John Cage
그때 그 포옹(이면지) / 성기완
- Aquele Abraço(7m 778) / Gilberto Gil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NanupiR1004zFAbwRyarqLQlDvXDr8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