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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바냐 Feb 17. 2024

[책듣기] 우리는 이 겨울을 이겨낼 수 있을까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 에서 발견한 음악

무슨서점 @musn_books에서 선보이는 "한문단클럽"

저는 [책듣기]라는 테마로 글을 씁니다. 

'책'속에서 들려오는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요.  

책 속에 흐르는 음악도 플레이리스트로 만들어 공유할게요.  



1회는 

클레어 키건의 소설 [이처럼 사소한 것들] 속에 흐르는 음악입니다.


  시대는 바뀌고 국가가 달라도 서민의 삶은 혹독하기 그지없다. 책은 '경기가 꽁꽁 얼어붙어 빚을 생각하면 잠을 이루지 못하고, 한기가 칼날처럼 문 아래 틈으로 스며드는' 1985년을 그리는데, 이는 2024년의 겨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살얼음판 같은 삶이 언제 어떻게 깨질지 몰라 사소한 일상이 소중해지는 우리의 마음조차도. 이토록 어려운 시기에 주인공 펄롱은 밥벌이를 포기하고 권력과 척을 지며 정의를 행한다. 이런 용기는 어쩌면 소시민의 판타지이자, 크리스마스 최고의 기적일지 모르겠다. 

  수녀원, 크리스마스가 주요 배경이기에 활자와 더불어 종교색 짙은 음악이 끊임없이 들려온다. 반면 평범한 가정집으로 들어설 땐 '아코디언', '콘서티나' 같은 아일랜드 민중 악기가 등장해 모두를 달랜다. 소설이 하나의 공연이라면 하이라이트는 단연 네드의 절창, '까까머리 소년'일 것이다. 네드의 절절한 목소리는 아일랜드 포크 음악계의 레전드 '리엄 클랜시(Liam Clancy)' 의 목소리에 덧 그려본다.

  엔딩 곡은 펄롱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 'You Raise Me Up'을 골랐다. 그의 어머니가 살아 있을 때는 이 노래가 불리지 않았지만, 지금은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곡이자 많은 이에게 위로를 전하는 곡이니. 책을 덮어도 어둠 속을 걷는 남자와 아이의 뒷모습이 선연하다. 그들이 끝내, 반드시 일어서기를.




[이처럼 사소한 것들]에 나오는 음악 듣기⠀⠀⠀⠀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NanupiR1005bVdeV3lFTrVizdPcouJdQ


p67 

어딘가에서 '아데스트 피델레스 Adeste Fideles'를 부르는 노랫소리가 들렸다. 

-Adeste Fideles / Enya 


p88 

음악 수업을 담당하는 카멜 수녀가 나와 오르간 앞에 앉아 연주를 시작했다. 

-Ubi Caritas et Amor / Marco Echeverria 


p90 


그레이스는 아코디언을 꺼내 '징글벨'을 연주하려고 했다. 


-Jingle Bells / Akkordeon 


p95 

펄롱이 가기 전에 네드가 차를 끓였고 콘서티나를 꺼내 몇 곡을 연주했고 다음에는 콘서티나를 내려놓고 눈을 감더니 '까까머리 소년(The Croppy Boy)'을 불렀다. 네드가 부르는 노래가 하도 처연해서 펄롱은 목덜미에서 털이 쭈뼛 솟는 느낌이 있었고 네드에게 한 번만 더 불러달라고 청해 듣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나 집을 돌아갔다. 

-The Croppy Boy / Liam Clancy 


p108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소년이 높고 맑은 음색으로 노래했다. 오 거룩한 밤 별빛이 찬란한데. 

-O Holy Night / Adolphe Adam 


p114 

(어머니는) 저녁에 네드와 같이 젖을 짤 때는 젖소 옆구리에 머리를 기대고 노래를 불러 젖이 잘 나오게 했다.

-You Raise Me Up ft. Johnny Logan / Secret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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