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위험한 등반을 하나요?

by 송 재희

필자는 "나는 왜 산에 오르는가?" 라는 주제로 8회에 걸쳐 왜 등산을 시작하게 됐고 등산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가?하는 이야기를 했다.


2010년까지만 해도 필자에게 등반은 단지 위험한 운동이었다. 어떻게 밧줄 하나를 믿고 절벽을 오를 수 있는가? 암벽등반은 생각해 보지도 않았고 목숨을 건 미친 짖이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북미에서 제일 높은 니달리를 등반하기로 결정했다. 왜 디달리 등반 결정을 했나에 관한 이야기는 "꿈 너머 꿈"편에 썼다. 훈련이 필요했다. 체력 훈련은 집 근처에 있는 산에서 달리기로 꾸준히 했다. 밧줄울 다루는 기술과 상체 훈련이 필요했다. 마침 우연히 맞난 사람을 통해 암벽 등반을 배우기 시작했다. 실내 암장을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다니며 훈련했다. 안 쓰는 근육을 써 무척 힘들었지만 또한 재미있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운동을 할 수 있어 좋았고 여러 가지 어려운 코스를 도전하며 성취하는 기쁨도 있었다. 이렇게 암벽등반을 시작했다.


2011년 6월 디날리로 갔다 오고 그 해 여름부터 야외 암벽 등반을 시작했다. 필자가 살고 있는 미국 와싱톤 주는 암벽이 많다. 불트가 받혀있는 스포츠 클라이밍부터 프리 클라이밍, 에이드 클라이밍 등 다양한 등반을 즐길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수많은 봉우리들을 암벽등반을 통해서 오를 수 있다. 또한 3000 미터, 4000미터가 넘는 봉우리들은 늦은 봄이나 심지어 여름까지 빙하와 빙벽들이 존재한다. 이런 산들을 오르기 위해 암벽뿐만 아니라 빙벽 등반도 필요하다. 다양한 형식의 등반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얘기다. 등반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하기로 하고, 이 번호에는 왜 등반을 하는가? 하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첫째, 재미있다. 등산/등반을 하는 이유가 다양하게 있을 수 있다. 건강을 위하여, 바쁜 일상에서 쉼을 갖기 위하여, 자신 만의 시간을 갖기 위하여, 생각을 정리하기 위하여, 좋은 사람들과 사귐을 가지기 위하여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선 재미가 있있야 한다. 필자에겐 등반이 재미있다.


둘째, 도전을 준다. 등반을 통해 산에 오르는 것은 어려가지 변수가 따른다. 날씨에 영향, 등반 경로가 낙석등의 이유로 바뀔 수도 있고, 같이 가는 파트너에 따라 등반의 난이도가 달라질 수 있다. 즉 내가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항상 깨어 있어야 하고 주변 돌아가는 상황을 살펴야 한다. 또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한 준비도 해야 한다.


셋째, 운동을 할 수 있는 동기를 준다. 등반은 산행과는 조금 다르다. 특별한 근육을 쓰고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 암벽 등반에 쓰는 기술과 근육, 빙벽등반, 또 빙하에 쓰는 기술과 근육이 조금씩 다르다. 기술과 근육은 훈련 하지 않으면 퇴화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지속적인 훈련을 해야 한다.


넷째, 삶의 활기를 준다. 필자는 미국에 기반을 둔 국제 기업에서 데이터 베이스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일하는 직업이다. 몸보다는 머리를 많이 쓰는 직업이다. 등반은 머리보다는 몸을 쓰는 행위이다. 많은 지식이나 지해가 필요하기보다는 의지와 끈기, 인내 등이 더 필요하다. 일주일에 한 번쯤은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 흥분 되고 도전적인 활동을 하는 것은 삶의 활기를 준다.


다섯째,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등반은 위험한 운동이다. 자칫 실수하면 크게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다. 좀 과장된 말일 수도 있지만 목숨을 내놓고 하는 운동이다. 필자도 크게 다칠 뻔하거나 죽을 뻔한 경우도 있었다. 그렇니 사는 것 자체가 소중할 수밖에 없다. 순간 순간이 소중하고 감사하다. 살아있는 동안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게 된다.


여섯째, 작은 것에 감사하게 된다. 우리는 대부분 작은 것들에 대해 당연히 여긴다. 따뜻한 밥, 맛있는 국과 반찬을 먹는 것, 따뜻한 방에서 편안한 이블을 덮고 자는 것, 깨끗한 웃을 입고, 만원 버스나 전철을 타고 출근하는 것, 심지어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아스팔트길을 걷는 것. 우리가 늘 하던 일이다. 우리 곁에 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산에 가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모든 것을 본인이 해야 한다. 텐트, 침낭, 매트, 음식을 배당에 지고 가야 한다. 편하자고 가지고 가고 싶은 것들을 다 가지고 갈 수 없다. 그랬다간 등반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분이다. 어느 것도 당연한 것이 없고 거저 주어지는 것들이 없다. 도심에선 불편하게 느껴젔 것들이 호사란 것을 곧 깨닫게 된다.


일곱째, 팀워크의 중요성을 배우다. 산행은 훈자서도 할 수 있다. 등반은 아니다. 적어도 둘을 필요하다. 등반 파트너와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 그래서 등반 파트너가 소중 하다. 귀하게 여기고 위한다. 나의 목숨이 파트너에게 달여있으니까. 상대방도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여덟째, 몸무게 신경 쓰게 한다. 등반은 뭄무게와 상당한 연관이 있다. 몸무게가 무거우면 그에 비래 하여 힘을 많이 쓰게 된다. 젊었을 땐 열심히 훈련하여 힘을 기르면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50이 다된 필자의 나이에 힘을 기르는 것은 한계가 있다. 차라리 뭄무게를 조금 줄이는 것이 훨씬 가능성이 있다. 음식의 양을 줄이고 좋은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한다.


아흡째, 부족한 상체운동을 하게 한다. 필자는 헬스클럽에 가서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 인생에서 헬스클럽 회원권을 끊은 기억이 없다. 등반을 하기까지는 주로 하채 운동에 주였다. 등반을 하고부터는 일주일에 두 번은 실내 암장에 가서 암벽등반을 한다. 상체 운동을 당연히 할 수 있고 몸의 전체 적인 균형과 자세를 좋게 한다. 필자 어깨가 좀 굽은 자세였는데 등반을 하고부터는 어깨가 펴지고 넓어졌다. 걷는 자세도 어깨를 짝 피고 당당하게 걷게 되었다.


열째, 몸의 유연성과 균형 생각하게 된다. 몸의 유연성과 균형이 없으면 힘으로 하게 된다. 힘으로 하는 등반은 한계가 있고 오래그리고 높게 하지 못한다. 그래서 등반을 하는 사람들 중에 요가를 병행해서 하는 사람들도 많다. 요즘 실내 암장에서 남성의 비율보다 여성의 비욜이 조금 많은 것이 암벽등반도 몸매를 가꾸는 운동으로 자리 잡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