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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씨 Mar 18. 2024

도서 구독 서비스는 어떻게 돈을 벌까?

밀리의서재가 돈 버는 방법

쌓여가는 책을 자취방에 쌓아둘 수는 없어서 전자책을 읽기 시작했다. 전자책은 종이책처럼 구매해서 읽을 수도 있지만, 디지털 시대에 맞게 '구독'도 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로 '밀리의서재'가 있다.


'독서와 무제한 친해지리'라는 슬로건으로 독자와 작가의 상생을 지원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독자에게는 9,900원에 16만 권의 책을 읽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작가에게는 출판의 기회와 독자와 쉽게 접할 수 있는 플랫폼 역햘을 하고 있다.






밀리의서재는 고객이 책을 안 읽을수록 돈을 번다.

밀리의서재의 BM은 다른 구독 서비스와 다르지 않다. 돈을 버는 방식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만, 밀리의서재는 획기적이면서도 영악하다고 느낄 수 있는 BM을 만들었다. 통상적으로 전자책은 종이책 대비 저렴하다. 그리고 구매가 아닌 구독일 경우 더 저렴하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구독 서비스에 등록할 때 수익을 고려 안 할 수 없는데.. 밀리의서재의 정산 방식은 아래와 같다.


도서 25회 대여시마다 전자책 정가의 80%를 정산
*출간 1개월 내 신간은 15회


여기서 대여는 아마 다운로드를 뜻하는 것 같다. 밀리의서재에서 책을 선택하고 다운로드해야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 계산으로도 정가가 10,000원짜리 전자책이라면 다운로드 1회당 320원의 돈을 받는 개념이다. 하지만, 25회마다 정산을 해주기 때문에, 1권 판매 이상의 돈을 받으려면 50회는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인세나 여러 가지를 따지면 더 적은 돈을 받게 된다)



실제로 한국은 책을 자주 읽지 않는다

한국의 1인당 평균독서권수를 보면, 2011년 이후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SNS와 유튜브의 등장 이후 급속도로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1년에 7.2권이니까 한 달 평균 0.6권으로 1권이 채 되지 않는다. OECD 국가 중에서도 최하위에 위치해 있다.


1인당 평균독서권수 (출처 : 통계청)



하지만 한국은 책을 읽고 싶어 한다.

개인적으로 밀리의서재가 고객 심리를 잘 파악했다고 생각한다. '새해 3대 허언'이라고 할 정도로 독서는 대부분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마음은 있지만,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책을 사는 것 자체가 부담될 수 있다. (책이 생각보다 저렴하진 않다.)


밀리의서재는 이 순간을 공략했다. 밀리의서재가 내세우는 것 중에 하나가 9,900원에 16만 권의 책을 볼 수 있는 구독 서비스다. 사람 심리가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때, 실제 사용하는 것과 구독 중 가격 비교를 하기 마련이다. 교보문고 기준으로 베스트10의 책 값은 모두 15,000원을 넘는 반면, 밀리의서재는 9,900원에 1권 이상의 책을 읽을 수 있다. 반드시 종이책을 읽어야 하는 게 아니라면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는다.


한 달에 한 권만 읽어도 이득이네


라는 안일한 생각이 밀리의서재를 선택하게 한다. 하지만 그들은 안다. 한국인의 월평균 독서량은 1권이 되지 않는다는 걸. 



B2C가 핵심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해도, 의지가 충분하지 않다면 결제까지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밀리의서재는 기업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기업 복지로 제공하거나 제휴가 있다. 만약 기업 복지로 제공한다면? 충분히 의지가 없는 사람들도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진입장벽을 대폭 완화해 신규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고, 본인 돈으로 결제할 때 보다 아까움이 덜 할 테니 독서량은 많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밀리의서재에게 반드시 필요한 고객이라는 뜻이다.


밀리의서재 : 구독자 확보, 매출 증대 
기업 : 임직원 복지 확보
고객 : 구독 서비스 무료 이용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대부분 독서의 필요성을 알고 있지만, 실제로 독서 인구는 줄어들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숏폼에 익숙한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고, 독서인구는 반대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앞서 책을 읽지 않을수록 밀리의서재가 돈을 버는 구조라고 했지만, 어디까지나 (밀리의서재를 구독하고) 책을 읽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밀리의서재도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독서 시장 자체를 확장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독서 챌린지, 오디오북, 오브제북 등 독서의 문턱을 낮추려는 모습이 보인다. 이런 노력들이 틱톡이나 유튜브에 소요되는 시간을 가져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짬 나는 시간에 독서'가 사람들의 습관이 되는 게 이들의 최종 목표이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인 생각 : 밀리의서재가 시간을 사는 방법

현대인들은 시간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손이 핸드폰으로 향한다. 시간의 길이와 상관없이 영상이나 텍스트, 음성 등의 콘텐츠를 소비한다. 독서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인다. 그럼 어떻게 고객의 시간을 가져올 수 있을까? 책을 읽는 이유를 생각해 보자.


1. 간접 경험 : 저자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2. 지식 습득 : 다양한 주제에 대한 지식을 확장할 수 있다.
3. 문해력 상승 : 문장 구조, 어휘, 표현 등 문장을 읽고 이해할 수 있다.
4. 즐거움 :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으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5. 사회적 연결 : 독서모임과 같은 활동을 통해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이유들이 있지만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공유하고 있다.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책 = 성장'이라는 공식이 머릿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밀리의서재는 이 공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커뮤니티 측면에서는 트레바리처럼 독서모임을 만들 수 있고, 작가의 북클럽이나 강연이 있을 수도 있다. 클럽하우스처럼 온라인으로 토론의 장이 열릴 수도 있고, 밀리의서재 팟캐스트를 운영할 수도 있겠다. 최근 앱 내에 '밀리대'라는 서비스가 생겼다. 마치 대학교처럼 밀리의서재 대학교에 입학하는 컨셉이고, 책 주제에 맞게 과를 만들어 책도 같이 추천하고 있다. 이 서비스가 조금 더 확장되면 커뮤니티로 기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편의성 측면에서는 하루 n장 읽기 설정 후 앱 접속 시 바로 책 화면이 뜨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도 있으면 좋겠다. 스크랩한 문장에 댓글을 달 수 있게 한다면, 어떤 사례에 대한 유튜브 링크나 각자의 의견을 공유할 수 있어서 책 읽는 재미가 생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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