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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AI·빅데이터가 느린 진짜 이유

결재라인이 파이프라인을 이길 때

by DataSopher
대한민국의 AI·빅데이터가 느린 진짜 이유.png





“GPU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GPP(결재·파워포인트·정치)가 넘쳐서다.”


많은 조직이 ‘AI 전환’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추상적 문서 위에 추상적 프로세스를 겹겹이 쌓아 올려 실무자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듭니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의사결정의 마찰입니다.





느림의 3대 병목



1. 추상화 중독


비전 → 로드맵 → 거버넌스 → 위원회 → TFT… 문서가 늘수록 실행은 멀어집니다.


증상:KPI는 “혁신”인데, 대시보드엔 “보고서 건수”.



2. 책임의 희석(=No DRI)


모든 회의록에 이해관계자는 많은데, 직접 책임자(DRI)는 없습니다.


증상:“검토 바랍니다”가 떠돌다 사라짐.



3. 관리 연극(Management Theater)


성과보다 위험회피가 승진을 보장합니다. 그래서 “작게 빨리”보다 “크게 안전하게”가 표준이 됩니다.


증상:모델 파라미터 수보다 결재 도장 수가 많음.





데이터 관점에서 재정의: ‘정확도’보다 ‘루프 속도’



AI의 가치는 모델 성능 그 자체보다 가설→실험→피드백 루프의 주기에서 나옵니다.



느림을 깨는 6가지 처방 (현실적인 것부터)



1. 역추상화(De-abstraction)


슬로건을 관측 가능한 이벤트로 내립니다.

예: “고객경험 혁신” → “D+1 재방문 예약 전환율 +2.5%”



2. 샌드박스 우선(Default-allow)


개인정보·보안 가드레일 내에서, 소규모 실험은 사전승인 면제. 사후보고로 전환.

효과: E2D 50% 단축



3. DRI 지정 & 2페이지 PRD


한 과제당 한 명의 책임자와 2P 문서만. (문제·지표·데이터·베이스라인·릴리즈 기준)



4. 주간 배포 문화(Weekly Ship)


“완벽” 대신 주간 증분 배포를 규칙화. 릴리즈 노트가 성과의 기본 단위가 됩니다.



5. 정책·조달은 결과기반


공공/대기업 조달도 산출물·지표 기반으로 전환: “보고서 납품”이 아니라 “전환율 X% 개선 시 성과급”.



6. 현장 중심 PMF 회의(30분)


임원 보고 2시간을 현장 30분 세션으로 대체: 사용자 로그·콜사례·리플로우를 데이터로 확인.






“좋은 시스템은 개인을 영웅으로 만들지 않고 평범한 팀을 기가 막히게 만든다”



관료주의는 “실패 비용”을 과장해 시도 비용을 폭등시킵니다.

반대로 좋은 시스템은 작은 실패를 자주 허용해 큰 실패를 방지합니다.


AI와 빅데이터의 목적은 학습 속도를 높여 더 인간적인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데 있습니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제도 설계와 책임 윤리입니다.





결재라인을 줄이면 한국의 AI는 이미 충분히 빠릅니다.
루프를 돌리는 조직이 혁신을 소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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