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혼자 영화관에 간 건 6년 만이다.
난 혼자 영화도 잘 보고 여행도 잘하고 혼자서도 시간을 잘 보내는 사람이었는데, 오랜 연애를 끝내고 나니 혼자가 익숙지 않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
특히 영화관이 그랬다. 4년 반의 시간을 함께 했던 친구와 이별한 후로, 1년 넘게 영화관에 가질 않았다.
기꺼이 함께 가 줄 친구들과 가족이 있었지만, 이별 후 첫 영화관은 친구나 가족과 함께 가고 싶지 않았다. 영화관은 나에게 데이트의 상징 같은 장소였고, 다른 사람들에게 빈자리를 채워달라 하고 싶진 않았다.
그러다 지난달- 스치는 인연으로 끝난, 소개로 만난 사람과의 영화관 데이트로 영화관 무방문 기록이 깨졌다. 그 짧은 인연이 끝나고도 두 번의 소개팅을 했고, 이제 소개팅은 좀 지친다는 생각과 함께 혼자 심야 영화를 보고 싶단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혼자 영화관으로 걸어가면서 이제 진짜 홀로서기를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고,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난 원래 혼자도 잘 살아왔는데 그동안 따뜻한 관심을 받고 편히 기대는 삶에 너무 익숙해졌던 것 같다.
나 혼자만으로도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마음을 재정비해야겠다.
-2023. 07. 07(금)
그리고 엘리멘탈은 정말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