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불안, 저자 알랭 드 보통]
사랑결핍
돈, 명성, 영향력은 그 자체로 목적이라기보다는 사랑의 상징으로서-그리고 사랑을 얻을 수 있는 수단으로서-더 중시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속물근성
속물의 독특한 특징은 단순히 차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지위와 인간의 가치를 똑같이 본다는 것이다.
기대
발전한 사회는 역사적으로 볼 때 전보다 높아진 소득을 제공하기 때문에 우리를 더 부유하게 해 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결과만 놓고 볼 때 우리를 더 궁핍하게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무제한의 기대를 갖게 하여 우리가 원하는 것과 얻을 수 있는 것, 우리의 현재의 모습과 달라졌을 수도 있는 모습 사이에 늘 간격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능력주의
능력주의 사회의 비옥한 귀퉁이에서 움트는 더 가혹한 의견들에 따르면, 사회적 위계는 단계마다 거기에 속한 사람의 자질을 엄격하게 반영한다고도 한다. 따라서 훌륭한 사람들이 성공하고 게으름뱅이가 실패할 조건은 이미 굳어져 있는 셈이고...
능력주의 체제에서는 가난이라는 고통에 수치라는 모욕까지 더해지게 된다.
불확실성
무슨 일을 하느냐 하는 질문에 우리가 어떤 대답을 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은 우리를 대접하는 방식을 결정한다.
...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질문에 대하여 당당하게 대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우리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그것은 경제학자가 그리는 그래프의 상승과 하강에 달려있으며, 시장에서 벌어지는 경쟁에 달려있으며, 운과 영감의 변덕에 달려 있다.
철학
철학은 외부의 의견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 새로운 요소를 도입한다. 상자를 하나 떠올리면 좋을 것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다른 사람들의 인식은 모두 이 상자에 먼저 들어가서 평가를 받아야 한다. 만일 그것이 참이면 더 강한 힘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만일 거짓이면, 웃음을 터뜨리거나 어깨를 으쓱하고 털어버리는 것으로 우리에게 아무런 해도 주지 못하고 사라져 버린다. 철학자들은 이 상자를 '이성'이라고 불렀다.
예술
우리는 플로베르의 소설을 덮으면서 우리가 사는 방법을 배우기도 전에 살아야만 했다는 사실에 대해,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대단히 제한적이라는 사실에 대해, 우리 행동이 엄청난 파멸을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우리 잘못에 대한 공동체의 반응이 무자비하다는 사실에 대해 두려움과 슬픔을 느끼게 된다.
정치
정치적 어려움을 이해하는 것은 기후 위성으로 기상 상태의 위기를 파악하는 것과 같다. 그것이 늘 문제를 막아주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거기에 접근하는 최선의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유용한 것을 가르쳐준다.
기독교
기독교는 단지 물질적 성공보다 영적인 성공이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존중하는 가치에 매혹적인 진지함과 아름다움을 부여했다. 이를 위해 기독교는 그림, 문학, 음악, 건축을 이용하기도 했다. 기독교는 예술 작품을 이용하여 이전에는 통치자나 백성의 눈에 전혀 중요해 보이지 않았던 미덕들을 옹호한 것이다.
지금도 서양에서 사람들이 부와 미덕을 구분한다면, 또 중요한 사람이냐 아니냐만 따지지 않고 선한 사람이냐 아니냐도 따진다면, 그것은 많은 부분 수백 년 동안 자신의 자원과 위신을 이용하여 지위의 의로운 분배에 대한 몇 가지 특별한 관념을 옹호해 온 기독교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보헤미아
보헤미아는 부가 좋은 삶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부르주아지를 비난했다. 세속적인 실패를 너무 성급하게 비난하고, 노예처럼 외적인 성공을 숭배한다고 비난했다. 예의범절이라는 거짓 관념을 지나치게 신봉한다고 비난했다. 전문적인 자격을 재능과 교조적으로 동일시한다고 비난했다. 예술, 감수성, 장난기, 창조성의 가치를 무시한다고 비난했다. 질서, 규칙, 관료제, 시간 엄수에 지나친 관심을 쏟는다고 비난했다.
지위에 대한 불안의 성숙한 해결책은 우리가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서 시작한다.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는 지위의 위계를 없애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수의 가치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가치, 다수의 가치를 비판하는 새로운 가치에 기초하여 새로운 위계를 세우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