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연 Sep 26. 2016

'소매물도' '바람의 언덕'그 치명적인 아름다움

신선대, 바람의언덕, 주민등록증, 대매물도, 등대섬, 뱀, 어반스케치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이곳은 상당히 멀다.

하지만 치명적인 아름다움이 있다. 그곳을 가기 위해 조금 고되지만 야간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한다.

앞선 시간에 바쁜 일정들을 소화하고, 빠듯하게 달려서 가는데

'이런, 주민 등록증을 놓고 왔다!'

배를 타려면 꼭 필요한 데 시간이 임박해 조언을 얻어 신용카드에 적혀 있는 이름으로 어떻게 해볼 요량으로 불안한 맘으로 버스를 타는 신사역으로 내달린다.



버스는 자고 있는 내내 달리고 달려 굽이굽이 돌아 새벽 5시쯤 거제 '바람의 언덕'에 내려놔 준다.

벌써 새벽바람은 가을이 깊어짐을 시위라도 하듯 차가운 바람이 몸을 감싼다. 조금이라도 한기를 덜어내기 위해 이제 동이 트는 어스름을 틈타 '바람의 언덕'으로 걷는다. 어둠 안에서도 가는 길에 만들어진 아름다운 건축물들 모습에 외국 어디 항구도시를 와 있는 듯 착각하게 만든다. 마침내 그곳에 도착하니 커다란 풍차가 나를 반긴다. 바다를 내다보듯 공주의 테라스 같기도 한 그곳에서 해가 구름에 부서지며 떠오르는 모습은 연신 셔터를 누르게 한다. 한 바퀴 돌며 아름다움을 눈에 담으며 항구 쪽으로 돌아나간다.

디자인이 아름다운 건물이 있어 자세히 가보니 정체는 화장실, 그 아름다운 건물이 항구도시를 더욱 이국적이게 한다. 항구의 마을의 골목길을 따른다. 동백림이 울창하고 가는 길이 데크로 나 있어 편안하다.

마을 주민의 삶을 바꾸지 않는 선에서 자연스러워 여유롭다. 신선한 새벽 공기와 함께 동백림 그 울창한 숲을 즐기며 아름다운 '신선대'로 이동한다. '신선대'의 모습도 아름답지만 그곳에서 바라보는 섬들의 모습이 하나하나 개성 있어 정겹다.

시간이 많이 허락되지 않아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를 탄다.






'소매물도'로 가는 배는 이곳 거제의 '저구항'에서 가거나 '통영'에서 들어간다.

우리는 거제의 '저구항'을 통해 가기 위해 40여분 일찍 도착했다. 항구에서 보이는 섬의 모습을 스케치한 후 시간 맞춰 탑승하려 하는데 출발할 때 신분증이 없어 카드로 대신하려 했던 게 단번에 거절당한다. 거절만 할 뿐 방법을 안 가르쳐 주다가 면사무소 가서 등본을 떼오란다.

면사무소는 언덕배기에 있지만  그리 멀어 보이지는 않는다. 배 출항이 15분 정도 남아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포기하고 일행을 먼저 보낸다.

표를 8시 30분으로 바꾼 후 면사무소 가서 지문인식으로 200원 수수료에 등본을 뗀다. 나 말고도 많은 분들이 다녀간듯하다. 이 기기를 항구에 설치하면 더 좋을 듯한데 언덕배기를 달리느라 땀좀 뺐다.

다른 분들은 이런 상황에 꼭 미리 면사무소에 들리시길 나의 고생으로 생긴 팁을 드린다.

시간이 남아 항구의 모습을 크로키한 후 배에 탑승한다 


섬은 남해의 섬이 단연 아름다운 게 그 모양과 청정함이 보는 이로 하여금 깨끗한 기분이 들게 한다.

배위에서 그 아름다움에 연신 셔터를 누르게 된다. 40여분 '대매물도'를 거쳐 '소매물도'에 도착한다.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대매물도'도 트레킹 하고 싶다.

여하튼 항구의 모습은 이국적인 모습으로 밤새 지친 나를 반겨줬다. 선착장에서 '남매바위'방향으로 걷는다. 생각보다 154.7 높이의 산이 산타는 느낌을 짧고 굵게 준다.

'옛 매물도 분교'를 지나서 '관세역사관'을 거쳐 '망태봉 정상'에서 섬을 조망한다.

스케치를 하려면 시간이 어느 정도 확보돼야 해서 서둘러 걸어 내려간다.

모세의 기적 같은 '열목개'를 지나 '하얀 등대섬'으로 이동한다.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이 머리를 쓰다듬는다.

모 cf에 나온 뒤 '쿠크다스 섬'으로도 불리는 등대섬이 아름다워 넋 놓고 바라보다 스케치 도구를 꺼낸다.

바람이 너무 까칠해서 그리는 도중 도구를 다 엎어버린다. 하지만 연연하지 않고 바람과 싸워 이기며 스케치를 완성한다. 되돌아 가려는데 바다를 건너왔던 물이 올 때보다 반은 더 찬 것 같다. 그래도 그 시간에 열심히 오고 계시는 분도 계셨다.. 우린 서울까지 가는 길이 워낙 멀어서 서둘러 1시 배를 타기로 했다.

선착장으로 가는 길에 '뱀 조심 안내판'을 자주 봤다.

오늘 하루 종일 섬을 돌면서 한 마리도 못 봤는데 거의 다 와서 뱀 한 마리가 유유히 길을 가로질러 갔다.

뱀이 많긴 하나 보다.

시간 맞춰 배를 타고 아름다운 남해 섬들을 거쳐 서울로 가는 긴 여정을 다시 시작했다.




2016,9,25


이전 14화 선유도, 무녀도, 장자도.. 고군산군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