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연 Nov 03. 2023

팔레트 같은 세상, 소요산 자재암 단풍 수묵 담채화

원효굴 원효폭포 원효대 자재암 청량폭포 칼바위능선 나한대 의상대 공주봉

 http://cafe.naver.com/hongikgaepo



10월 말이다. 



이맘때면 생각나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그중 그 많은 것 중 하나는 이제 몇 주가 지나면 볼 수 없는 단풍이다. 

누군가 그랬다. 나뭇잎도 꽃이라고...

그렇게 치면 사람도 꽃이다. 

꽃이 꽃을 찾아간다. 

당일 갈 수 있는 최고의 단풍산행지 중 하나인 '소요산'을 간다. 

단풍은 산꼭대기로부터 내려오고 북쪽 동두천에서부터 내려온다. 

전에 능선으로부터 시작해 올라갔던 '소요산'을 단풍 그득한 계곡길로 올라가 본다. 

올라가는 길에 작은 상설 장이 열려있고 가을 시즌이라 그런지 매대도 야외로 나와 분위기를 돋운다. 

그 위로 울긋불긋 단풍이 변하기 시작해 분위기는 한껏 고조된다. 

단풍 따라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계곡이 이어져 있고 길로는 단풍으로 이어져있다. 

붉은 길 푸른길 따라 가을을 걷는다. 

매표소에 도착하는데 표가 사라졌다. 

절에서 징수하던 문화재 관람료가 사라졌다. 

반가운 일이다. 

더 가벼운 맘으로 걸어가니 나타나는 '일주문'이다. 

그 옆에 '일주문 약수'를 시원하게 한잔하고 감국과 코스모스가 아름답게 피어있어 감상한다.

'속리교' 앞에서 '원효굴' '원효폭포'를 감상한다. 

'원효폭포'는 사이즈가 작은 데다 그 위로 레일이 지나가 아쉬움을 더한다. 

그래도 끊임없이 내리는 시원한 물줄기에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다. 

 '속리교' 지나니 양갈래 길이 나타난다. 

왼쪽으로 '자재암' 오른쪽으로 '공주봉'이 나타나는 길인데 나는 왼쪽으로 한 바퀴 돌 계획으로 '자재암'으로 가는 108 계단을 넘어간다. 

넘어가는 언덕 위에 위치한 '원효대'에서 산세를 확인한 후 한창 공사 중인 길을 따라 '자재암'에 도달한다. 절이 산 허리에 위치해 규모가 크진 않지만 '대웅전'부터 '산신각'까지 절의 구성 요소들은 다 가지고 있다. 절 앞마당에 거대한 바위와 산 사이에서 시원한 간 물줄기가 흘러내리는데 이름하여 '청량폭포'라 한다. 

주변에 두터운 이끼와 단풍으로 둘려있어 가을 운치를 더한다. 

 

오늘은 분위에 먹과 한국화 물감이 어울릴 듯하여 화선지 화첩을 꺼낸다. 






























시원한 물줄기를 뒤로 하고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데크계단이 잘 되어 있어 계단 따라 오르다 굽이굽이 산길을 오르다 하니 '아이스크림' 소리가 멀리서 울려 퍼진다. 

이 산에도 힘들게 올라오셔서 아이스크림을 파는 분이 계시는구나 생각하며 그 소리를 찾아가니 그곳은  

'하백운대'  440미터  높이의 첫 번째 봉우리다. 

봉우리는 넓은 평지를 가지고 있지만 전망은 별로 없다. 

아이스크림 아저씨가 잠시 앉아 있는 사이 순식간에 5개 정도 아이스크림을 팔아 버리신다. 

그곳에서 옆 봉우리인 중백운대(510m)로 이동한다. 

능선 따라 이동하는 길이라 조금 더 편하다. 

'중백운대' 에서부터 시야가 조금 터져 산세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곳에서 재채기를 하는 외국인에게 '갓 빌레스 유~'로 눈인사를 한다. 

홍콩에서 온 그녀는 이름이 '사브리나' 대학생인데 gaberment management 가 전공이라고 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다 보니 도착한 '상백운대(560m)' 거기서부터 바위가 불쑥불쑥 튀어나온 '칼바위능선' 구간이다. 

칼바위의 규모가 커다랗고 험해서 조심조심 내려가야 했다. 

그곳을 간신히 지나치자 '선녀탕 갈림길'이 나타난다. 

예전에 이곳으로 내려간 기억이 있다. 

거기서 부모님이 가다리시는 '사브리나'와 인사하고 보낸다. 

그곳으로부터 다시 올라 '나한대(571m)'까지 열심히 올라가니 시야가 뻥 뚫리고 멀리 의상대 정상부가 보인다. 

그곳에서 생각난 이야기 

"옛날에 소요산에 나한대와 의상대 공주봉이 놀고 있는데 나한대가 제일 높다고 으쓱대며 다른 봉우리들한테 거짓말하고 있자 제일 높은 의상대가 나타나 혼내며 나한대에게 너 그러면 안돼! 몇 대 맞을래? 했더니 나 한대... 했더라" 

는 나만의 설화가 상상되어졌다. 

'의상대(587m)'에 올라  쭉 뻗어 있는 아름다운 파노라마를 감상하다 늦은 식사를 하고 아름답게 떨어지는 일몰을 바라보며  '공주봉(526m)'을 둘러서 내려온다. 

'공주봉'에서는 동두천 시내가 한눈에 보인 데다 넓은 데크가 만들어져 있어 백배킹을 한다면 공주봉이 최고일 듯하다. 

어두워지는 공주봉에서 분홍빛 달을 바라보며 한 시간쯤 내려오니 낮에 보았던 '일주문'이 나타난다. 


낮에 많았던 그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산의 밤분위기에 젖은 밤 단풍이 차분히 인사하는 하산길을 천천히 내려간다.     















































2023, 10, 29  


매거진의 이전글 2023년 경기옛길소식지 가을호에 김태연 작가로 인터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