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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Dec 09. 2023

세상의 모든 음식은 예술이다 3

나물, 취나물, 밑반찬, 음식, 요리, 에세이, 이야기, 수필

마트에 자주 가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집 근처에 24시간 운영하는 마트가 생기면서 자정 가까이 퇴근을 해도 가벼운 장을 볼 수 있게 되면서 궁금해서 가끔 들려본다.

그러면 아니라 다를까 그날을 넘기기 아까운 생물들, 특히 '나물'이라든가 '과일'라든가 하는 것들을 세일해서 팔고 있다.  

어쩔 땐 '바나나' 어쩔 땐 '콩나물'이나 '버섯' 어절땐 '시금치'.....


"어? 이게 뭐지??"


긴 줄기에 잎이 달린 나뭇잎 같은 나물이다.

이것보다 좀 더 큰 건 '머윗대' 던데 이 건 뭘까? 이름을 찾아보니 '취나물'이다.

어머니가 해주시면 항상 한 입 거리였던 '취나물'은 '참나물'과 함께 내 최애 리스트에 들어가 있는 나물 중 하나였다.

나물로 변하기 전 모습은 내게 익숙지 않구나.....

궁금한 나물도 많지만 원래 좋아하는 나물을 음미하며 맛보고 싶어 득템 해온다.


우선 솥에 소금을 조금 넣고 물을 끓인 다음 나물을 잘 다듬고 씻어서 모아놓는다.

끓는 물에 1분 정도 취나물을 넣어 데친다.

취나물이 숨이 죽으면 꺼내 물을 짜고 다진 마늘과 참기름과 후추를 넣어 버무린다.

그렇게 만든 나물은 늦은 야참과 함께 먹는다.


사실 '참나물'처럼 '취나물'도 거의 생식을 해도 될 만큼 향기로운 맛과 식감이 최고지만 그간 어머니가 해 주신 취나물은 좀 더 어린잎이었나 보다.

내가 만든 '취나물 대'가 조금 질기긴 해도 '취나물 향'과 함께 먹는 밥은 취할 만큼 맛있게 먹게 되는 보물 같은 음식이었다.

외국에서 반찬 하나하나에 따로 가격을 붙이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처럼 한식의 반찬 하나하나는 정성과 맛과 향기로 가득하다.


그래서 '한식'은 항상 배우고 새롭고 또 배우는 아름다운 미식인 이유다.


202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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