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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 주는 모기나라 Feb 11. 2019

두개의 그리움 별이 떴습니다

부모님

두개의 그리움 별이 일년의 차이를 두고 하늘나라에 새겨졌습니다. 어떤 방법으로도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떠났습니다.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적은 있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멀리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죽음은 너무도 가까이 와 있었고 순간적이었습니다.


다른 이에게는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라 풍성함을 넉넉함을 여유로움을 이야기 합니다. 여름내 농부의 땀과 햇살을 듬뿍 담아 들판을 가득 메우며 바람에 살랑살랑 거리며 여문 황금벼들이 이제 일년을 지낼 농부의 소중한 곡식이 되었습니다. 과수원의 과일들은 태양의 한줌 빛을 모아 단단하게 익어가며 농부의 부지런한 손길로 광주리에 한가득씩 담깁니다. 밭 고랑에 심어져 있었던 여러 종류의 채소들은 겨우내 농부들의 소중한 먹거리가 되었습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계절은 이제 고생한 농부들에게 휴식을 주며 삶의 쉼표를 주는 시간입니다.


이런 계절이 다른 이와는 달리 저에게는 너무도 잔인하기만 합니다. 가을걷이를 끝내놓고 소들을 위한 소중한 식량들이 창고에 가득 쌓였고 밭에는 배추들이 속을 꽉채우고 수확을 기다리며 서리를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습니다. 어미소를 졸랑졸랑 따라다니는 새끼소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제 쉬면서 한숨을 돌리면 되는 시간에 너무도 멀리 쉬러 가셨습니다.


문득문득 떠오르는 그리움, 보고픔, 아쉬움, 후회들이 밀려올 때는 꼼짝없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시간이 지나기를 바라고 기다릴 수 밖에 없습니다.  시간이라고 해봐야 아주 짧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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