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산책 002. [원씽]을 읽고,
자기 계발서는 처음인지라 성공과 자기 관리에 관한 뻔한 소리만 늘어놓지는 않을까 조금 우려되었는데, 생각보다 이 뻔한 소리를 가지고 내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책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주구장창 '단 하나에 집중해라'라는 소리를 한다. 근데 세상 사람들한테 당신의 최종 목표는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바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만큼 자신의 인생에 대한 목표를 가지고, 그것만을 위해 집중하면서 살아가는 이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그래서 더욱이나 나는 이런 소리들이 너무 뜬구름 잡는, 쓰잘데기 없는 소리로 들린다.
그래도 이 책이 의미 있었던 것은,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의 단 하나'를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첫 장을 펼칠 때쯤에는 '나의 단 하나가 과연 무엇일까?', '나의 단 하나를 찾을 수는 있을까?' 싶었는데, 책을 다 읽을 무렵에는 나의 최종 목표가 내 머릿속에서 점점 그려지고, 이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되는지에 대한 내용이 정리가 되었다. 나름 신기한 현상이었다. 나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내 꿈을, 내 인생의 최종 목표를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책이 계속 반복해서 물음을 던지고, 나의 단 하나를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접근법으로 제시하니까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했다.
구체적으로 한 개의 도미노는 자신보다 1.5배가 큰 것도 넘어뜨릴 수 있는 힘을 가진다고 그는 설명했다. … 이것이 계속 이어진다면 어떤 결과가 생길지 상상해 보라. 일반적인 도미노가 등차수열이라면 화이트헤드의 도미노는 등비수열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결과는 상상을 초원한다. … 그리고 쉰일곱 번째 도미노는 말 그대로 지구에서 달까지 다리를 놓아줄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 성공을 생각할 때는 항상 달을 목표로 삼아라. 남다른 성과를 얻기 위해선 삶에서 도미노 효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도미노를 쓰러뜨리는 일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줄을 맞춰 세운 다음 첫 번째 것을 건드려 넘어뜨리기만 하면 된다. … 매일 우선순위를 새로 정하고 첫 번째 도미노 조각을 찾은 다음, 그것이 넘어질 때까지 있는 힘껏 내려친다.
결국 도미노는 나의 경험이자 성과를 뜻한다. 내가 넘어뜨린 하나의 도미노는 그다음 더 큰 경험으로 안내하며, 더 큰 성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책의 거의 첫 장이라서 이때까지만 해도 '나의 도미노는 무엇일까?' 생각했는데 이제 도미노를 단계적으로 세워보려고 한다.
‘할 일 목록' 대신 '성공 목록'을 만들어라. … 할 일 목록은 우리의 좋은 의도를 담아 놓은 유용한 도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소하고 중요하지 않은 일들까지 해내야 한다고 우리를 괴롭히는 원흉이기도 하다. 단지 그것들이 목록에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말이다. … 할 일 목록에는 본디 성공이라는 의도가 빠져 있다.
투두 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하나하나 체크하다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업무를 할 때도 오늘 할 일 목록을 정리해 두고 시작하는데, 여기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았다. 오히려 금방 처리할 수 있는 일부터 하고, 중요해서 오래 걸리는 일은 미루는 경우도 있었다. 하루의 성취감은 많은 일을 '완료'했다는 표시에서 보통 느꼈으니까. 당장 다음 주 출근해서부터 나의 하루 일과에 우선순위를 정하고, 제일 중요한 일은 4시간 안에 끝내는 습관을 들여보아야겠다.
성공을 이루는 비결은 올바른 습관을 선택하고 그것을 확립하기에 필요한 수준만큼의 통제력을 갖추는 것이다. 그게 전부다. … 새로운 습관을 들이는 데는 평균 66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 올바른 습관이 무엇인지 정한 다음, 그것을 습관으로 확립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할애하고, 그것을 발달시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통제력과 훈련을 동원하라. … 당신의 습관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 준다. 당신이 얻는 성취는 한 번의 행동(action)이 아닌 삶에서 만들어진 습관(habit)에서 나온다.
요즘 내가 생각하는 '습관의 중요성'과 맞닿아 있는 문장이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한 번에 좋은 습관을 두 개 이상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은 없다.'라는 문장이었다. 새해만 되면 사람들은 꼭 '여러 가지의'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데, 이것이 실패하는 이유도 여기에서 오는 것 같다. 66일 동안 어떤 단 하나의 습관을 만들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겠다.
균형 잡힌 삶이란 거짓말이다. … 균형 잡힌 삶을 추구한다는 것은 어떤 것도 극단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 균형을 추구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기적이 결코 중간 지점에서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기적은 바로 극단에서 일어난다. … '균형'이란 말 대신 '중심 잡기'라고 해보자. 그러면 당신이 겪고 있는 일도 이해가 될 것이다. 이미 균형이 잡혀 있다고 우리가 믿는 것들도 실은 반대되는 힘을 적용하여 균형을 맞춰 주고 있는 것뿐이다. 긴 장대를 들고 외줄타기를 하는 곡예사가 대표적인 예다. 불과 몇 센티미터 너비의 줄 위를 아슬아슬하게 건너는 곡예사들의 모습을 잘 보면 그들이 때때로 장대를 좌우로 움직이며 수평을 맞추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중심을 옮기는 것이다. 만약 이 장대가 없다면 그들은 결코 안정적으로 줄을 건너갈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중심 잡기다. 이 '중심 잡기'라는 것을 제대로 수행하기만 하면 균형이 잡힌 것처럼 보일 수 있다. … 중요하지 않은 어떤 일들을 미완성인 채로 남기는 것은 탁월한 성과를 얻기 위해 반드시 치러야 할 대가와 같다. 하지만 모든 것을 미완성인 상태로 남겨 두어선 안 된다. 이때 바로 중심 잡기가 필요하다. … 중요한 것은 중심을 잡느냐 잃느냐가 아니라 '짧게 가느냐, 길게 나느냐'이다.
직장인에게 제일 중요한 단어는 아마 '워라밸'이 아닐까 싶다. 근데 밸런스, 이 균형이라는 것은 우선순위와 함께할 수 없는 단어라고 한다. 나에게 중요한 우선순위에 따라 행동하면 자동적으로 균형에서 벗어나 한곳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마련이라고. 최근에는 워라밸을 지키지 못하면 오히려 현명하지 못한 사람으로 치부되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지 못하고,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사람으로 말이다. 한때 나도 일에 집중했던 시기를 미련하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5:5의 밸런스를 지킬 필요가 없다. 물론 지킬 수도 없고! 다만, 수시로 중심을 잡으면 된다. 내 삶이, 내 건강이, 내 사랑이 버려지지 않게끔 계속 중심을 잡아야 한다.
신조어를 하나 만들자면 메가포비아(megaphobia), 큰 것에 대한 비이성적인 두려움이라 할 수 있겠다. 큰 일에는 위험이 따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를 두려워하면 사고의 범위가 점점 작아진다. 궤도를 낮게 잡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끼고, 지금 이 자리에 그대로 머무는 게 신중한 선택 같기만 하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큰 일을 두려워하면 작은 사고가 당신의 하루를 지배할 것이고, 큰 일은 결코 현실이 되지 않는다.
큰 꿈을 꾸는 것은 그만큼 큰 실패가 따른다고 생각했다. 물론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긴 한다. 큰 도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많은 것들이 걱정스럽다. 나는 항상 작은 목표를 세우고 이루는 반복적인 성취감에 중독되어 있었던 것 같다. 큰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작은 디테일에 집중했다. 어떤 거대한 꿈을 가져보거나 목표를 세워본 적이 없다. 달성하는 사실에서 오는 기쁨 그 자체에 집중하느라 '실현 가능한' 작은 목표들만 세웠는데, 좀 더 내 인생을 크고, 길게 바라봐야 할 시점인 것 같다.
큰 질문을 던질 때는 어려움이 생긴다. 바로 큰 질문을 던지면 큰 해답을 찾아야 하는 또 다른 도전 과제가 생긴다는 점이다. 이렇게 얻은 해답은 세 개의 범주로 나뉜다. '당장 할 수 있는 것'(doable), '최대한 힘을 발휘해야 하는 것'(stretch), 그리고 '가능성이 있는 것'(possibility)이다. … 당장 달성할 수 있는 목표는 단순히 했다는 것에 만족하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최대한 힘을 발휘해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는 이보다는 훨씬 더 도전적이다. 그것은 당신이 지닌 현재 능력의 가장자리까지 손을 뻗게 만든다. 거기에 닿으려면 있는 힘껏 팔을 벌려야 한다. 최고의 목표는 우리로 하여금 무엇이 가능한지 탐험하게 만든다.
나의 마지막 도미노를 설정하고 나면,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만으로는 그치지 말아야 한다는 문장. 그것을 시작으로 내가 최대한 힘을 발휘해서 할 수 있는 일로도 나아가야 하고, 결국 가능성이 있는 훨씬 더 도전적인 일도 시도해 봐야 한다.
최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단 하나는 무엇인가? 이렇게 해서는 효과가 없다. 지금 당장이라는 순간은 먼 미래와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어서 우선순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 과정을 시각화하는 작업은 꼭 필요하다. 즉, 목표 달성에 필요한 여러 단계를 각각으로 쪼개어 생각하면 남다른 성과를 위한 전략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 마지막 단계는 자신이 찾은 답을 종이에 적는 것이다. 목표를 종이에 적는 것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조언을 들었을 것이다. 그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핵심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최종의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5년, 1년, 한 달, 한 주, 하루, 지금까지의 목표를 시각화해야 한다. 다음 주에 꼭 내 도미노를 완성해 봐야지!
인간은 자주 보는 사람들의 모습과 행동을 바탕으로 자신의 판단 기준을 세우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 우리는 자주 어울리는 사람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심지어 겉모습까지 닮는다.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 건 그들의 태도와 건강 습관뿐만이 아니다. 그들의 상대적인 성공도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높은 성과를 올린다면 그들의 업적이 당신의 업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내 주변 사람이 나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깨닫고 있다. 어쩌면 주변인들로 인해 내 자아가 50%쯤은 형성되었지 않을까. 혹은 그 이상일지도. 요즘은 나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을 주위에 두려는 노력과, 그런 사람들로 이루어진 환경을 찾아 나서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행동은 행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습관은 습관 위에 쌓인다. 성공도 성공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제대로 세운 도미노는 그다음 것, 그리고 그다음 것을 연달아 넘어뜨리게 되어 있다. 그러니 남다른 성과를 원할 때마다 도미노 넘어뜨리기를 시작하게 될 바로 단 한 가지의 행동을 찾아라. 커다란 삶은 연쇄 반응의 물결을 타고 만들어진다.
당연하지만 보통 모르고 살아가는 문장인 것 같다. 결국 내 행동이 있어야, 그다음의 행동을 할 수 있다. 도미노가 있어야 그다음 도미노를 넘어뜨릴 수 있는 것. 앞으로의 도미노 세우기가 기대되는 한 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