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치포 Jun 24. 2022

치킨 노포 방문기 #01. 합정동 금강산 호프

어릴 적 먹던 양념 치킨 맛을 찾게 해준 그 곳


우연히 근처를 지나가다가 발견한 맛집 비주얼의 치킨집.

본격적으로 치킨 노포들을 찾아다니자 생각하고 가장 먼저 떠오른 집이었다.


다시 방문한 날은 월요일 저녁 7시였는데도 대기하는 손님들이 몇팀 있었다.

'미니' '王' 족발은 과연 무엇인가? '미니' 인가 '왕'인가..



가게에 들어섰을 때 첫 인상은 아~주 깨끗하진 않지만, 노포치고는 깔끔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혁명을 부르는 강인한 서체와 RGB 컬러.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건 맥주 �


메뉴

살짝 끈적한 메뉴판에서는 맥주 3000원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스페셜' 안주와 '특선' 안주가 있는데, 이 역시 미니 왕 족발을 대면했을 때와 같은 혼란스러움이 느껴졌다. 스페셜과 특선 중 어떤 것이 더 특별할까... 고민이 되었지만 '금강산'이라는 단어와 함께 박스안에 들어있는 메뉴들을 보니 우위가 확실해졌다. 


디자인에서는 우선순위를 정하고 강조할 부분과 아닌 부분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생각하는 예쁜 디자인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RGB 컬러 위주의 색감을 기반으로 1순위 추천메뉴는 빨간색(그 중 0순위는 초록색 테두리), 2순위는 파란색으로 표시를 해놓아 사장님이 하고싶은 말을 전달하는 듯한 느낌이 정감이 가고 재미있게 느껴진다. (빨강과 파랑이 섞여있는 메뉴가 있어서 확실하지는 않다.)


  와중에 미니 족발은 초록 + 노랑 그림자에 '王'은 강조가 되어있다. (안먹어봤을까... 글을 쓰는 지금 다음 번에는 먹어보기로 다짐해본다.)

옅게 깔려있는 금강산을 배경으로 로동혁명당 같은 글씨를 썼을 것 같은 '그리운 금강산' 서체가 눈에 띈다.



가게 역사

이쯤에서 가게의 이름도 궁금하고, 얼마나 오래됐는지 궁금하다.

사장님의 고향이 북한인가.. 가족이 북한에서 오셨나? 왜 금강산이 그립지? 라는 생각을 하다가 '금강산'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던 때가..? 김대중 정부!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이지 않을까? 그 시절 생긴 가게일 것이다라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되었다.


사장님께 최종 확인결과, 1998년 IMF 시기에 오픈하셨다고 한다. 고향과는 관계가 없고, ‘금강산’이라는 단어가 긍정적으로 많이 언급되던 시기였고, 그리운 miss… 라는 단어가 감성을 자극하는 것 같아 ‘그리운’을 같이 사용하셨다고 한다. (실제로 지도검색에서는 금강산 호프라고 해야 검색된다.)


음식

너어무 시원!깨끗!청량! 그 자체

몸에 있는 모든 불순물들이 사라지는 것 같은 극강의 시원함




계속 시켜도 계속 시원하고 맛있는 맥주 > 어릴 적 먹던 그 양념치킨 > 잘 튀겨진 후라이드 치킨 > 기본안주(멸치+고추장) > 골뱅이 > 오돌뼈 순 이라고 생각한다.

같이 간 사람들도 맥주 1순위는 모두 동일했다.




치킨 : ★★★★ 

맥주 : ★★★★★ 

타 메뉴 구성 : ★★★☆

노포감성 : ★★★☆ 

청결(화장실) : ※ 


주의!

※   : 놀랍긴 하지만 마음을 먹으면 갈만은 함 (노포치곤 괜찮은 편?)

※※  : 최대한 적게 가는 걸 추천 (노포는 어쩔 수 없다라고 마인드 컨트롤)

※※※  : 가능하면 가지 않는 걸 추천 (맥주를 자제하세요)



합정역 인근 눈에 띄는 노포

사장님이 매우 친절하시다. 한 테이블에서 맥주를 10잔 마시면 알람을 주신다고 한다. (적당히 먹고 집에 가라는 친절한 안내)

치킨은 당연히 맛있고, 개인적으로는 양념이 더 맛있었다. 맥주는 최고!! 

할머니집 느낌까지는 아니고 90년대 후반의 익숙한 분위기가 느껴져 친근하다. 아~주 깔끔하진 않지만 노포 기준 깔끔한 편. 화장실도 외관 대비는 다행인 수준.

작가의 이전글 <치포>의 탄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