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 작품 <The Imaginary Friend>
VR만의 특별한 힘을 직접 체험하며 여덟 살 다니엘의 상상 속 친구가 되어 주세요.
서로 교감하며 유대감을 쌓고 괴물들과 싸우며 엄마를 잃은 슬픔을 이겨내도록 도와주세요.
하지만 조심해야 합니다. 당신과의 특별한 관계가 깊어질수록 다니엘은 서서히 현실과 멀어져 갑니다.
과연 당신은 정말로 아이를 돕고 있는 걸까요?
-작품 소개글 중
작품 메이킹 영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MafUAQVLRU
<The Imaginary Friend>는 관람객이 여덟 살 아이의 상상 속 친구가 되어 일상의 모험을 떠나는 VR 작품입니다. 작품을 처음 경험한 곳은 2024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Beyond the Reality였습니다. 더빙이 되어 있어 비교적 편하게 감상할 수 있었는데요. 멋지고 어른스러운 작품들 사이에서 따뜻하고 포근한 작품이라 인상 깊었습니다.
주인공인 다니엘은 최근에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었고, 그 슬픔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이는 무서운 괴물들이 엄마와의 행복한 기억을 빼앗아 갈까 봐 두려워합니다. 그 두려움에 맞서기 위해 상상 속에서 친구를 만들어 냅니다. 그 존재가 바로 플레이어인 당신입니다.
당신은 거대한 새로 변해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며 다니엘이 괴물들을 물리치도록 돕습니다. 마침내 마음을 나눌 상대가 생긴 다니엘은 들뜬 마음으로 자신의 세계를 당신에게 보여줍니다. 침실에서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학교에도 함께 가게 됩니다.
수학문제도 함께 풀고 재미있게 대화를 나누지만, 다른 아이들 눈에는 영락없이 혼잣말을 하는 이상한 아이로 보입니다. 결국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다니엘은 다시 상상의 세계로 숨어듭니다.
다니엘의 아빠 역시 아들이 자랑하는 친구가 눈에 보이지 않아 걱정입니다. 학교 선생님도 수업 시간에 있었던 일을 아빠에게 전하고, 걱정이 커진 아빠는 다니엘을 데리고 ‘머리를 고쳐준다는’ 의사를 찾아갑니다. 아이는 차를 타고 가는 길에 괴물들이 자신을 공격할 것이라 믿으며 두려움에 떱니다. 이에 당신은 하늘을 날아올라 날개를 퍼덕이며 괴물들을 막아냅니다.
다니엘이 진료를 받는 동안, 당신은 창문 밖 신호등 꼭대기에 앉아 아이를 기다립니다. 그 순간 당신의 옆에 도마뱀을 닮은 또 다른 상상 속 친구가 다가옵니다. 그 친구는 ‘머리를 고치는 사람들’을 조심하라고 경고하며, 당신이 만들어진 존재라고 말합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사라집니다.
함께 있을 때는 즐거웠는데, 나의 존재가 다니엘에게는 좋지 않다니.. 아이러니하죠. 의사는 다니엘에게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알려줍니다. 아이는 잠시 당신을 부정하다가, 방에 괴물들이 다시 찾아오자 다급하게 당신을 찾습니다. 하지만 괴물들을 물리치기엔 역부족입니다. 그러자 당신은 아름다운 새로 변하고 둘은 하늘로 날아올라 구름을 향해 나아갑니다.
괴물들이 뒤쫓아올 때, 멀리서 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바로 다니엘의 엄마의 목소리였어요. 엄마는 다니엘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그 격려 속에서 다니엘은 힘을 얻고, 당신과 함께 외칩니다. “나는 두렵지 않아!”
플레이어 역시 이 말을 직접 외쳐야 합니다. 저도 외쳐야 했는데요.. 사실 너무 부끄러워서 작게 말하다가 인식이 안 돼서 크게 외쳐야만 했습니다. (내향인에게 힘든 콘텐츠) 여러 번 소리친 끝에, 다니엘과 당신은 다시 침실로 돌아옵니다.
마침내 다니엘은 깨닫습니다. 손뼉을 쳐 당신을 사라지게 했다가, 다시 손뼉을 쳐 당신을 돌아오게 할 수 있다는 것을요. 아이는 이제 원할 때 언제든 당신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상상력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작품은 볼류메트릭 비디오(Volumetric Video)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실제 배우의 연기를 3D로 촬영해 가상공간 안에서 배우의 표정과 감정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인터랙티브 한 요소를 더해 관람객이 실제로 배우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감독 Steye Hallema는 사람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현실을 인식한다는 점에 매료되어 왔다고 합니다. 우리의 가장 강력한 도구인 상상력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세상과 타인을 이해하도록 돕는 동시에 때로는 불필요한 고통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다니엘은 매우 생생한 상상력을 지닌 아이입니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상실을 겪습니다.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상상 속 친구를 만들지만, 아무도 볼 수 없는 존재와 대화하는 그의 모습에 세상은 불안을 느낍니다.
관람객은 다니엘의 상상 속 친구가 되어 그의 내면세계를 경험합니다. 행복한 시간을 함께 보내다가 위기를 겪고, 결국 아이가 성장하며 당신을 놓아주는 과정까지 함께 하게 됩니다. 마음이 단단해지는 과정을 함께하는 점에서 너무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느껴졌어요.
여러분도 상상 속 친구가 있었던 적이 있나요? 저는 대학원 시절 종종 그런 친구를 떠올리곤 했는데요. 늦은 밤 과제를 마치고 막차 버스를 타고 내려 기숙사까지 걸어갈 때, 부숭부숭한 털을 가진 괴물이 제 옆에서 함께 걸어가는 상상을 했어요. 고생했다고 수고했다고 조용히 토닥여주는 친구 말이에요. 작품에 대해 적다 보니 문득 그 친구가 생각났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차 한잔 하며 이야기를 나누어봐야겠어요.
작품은 2023년 베니스 이머시브, 2024년 SXSW, 뉴이미지 페스티벌 등 다양한 곳에서 수상하였습니다.
-Director: Steye Hallema
-Production: Studio Biarritz (Corine Meijers), No Felix & Femke Wolting Submarine Channel Emmy Oost & An Oost Cassette for Timescapes
-Running Time: 25 min
-Language: English
-Country: Netherlands, Belgium
[이미지 및 자료 출처]
-작품 웹사이트
https://theimaginaryfriend.nl/
-제작사 웹사이트
https://studiobiarritz.nl/project/the-imaginary-fri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