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 작품 <Under the Sky>
작가 제레미 그리포(Jérémy Griffaud, 1991)의 작품 <Under the Sky (Sous Le Ciel)>는 마르크 샤갈의 회화 세계를 바탕으로 만든 이머시브 VR 작품입니다. 프랑스 마르크 샤갈 국립미술관의 초청을 받아, 생물 다양성과 생명의 혼종성을 주제로 작업한 프로젝트입니다.
작품을 처음 접한 곳은 작년 여름 부천국제영화제의 이머시브 페스티벌인 Beyond Reality였습니다. 그림 속에서 짧은 산책을 한 느낌이 드는 잔잔하고 기분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회화를 작업하는 작가로서, 제 그림과 이머시브 기술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영감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작품 소개 영상을 보시죠.
https://youtu.be/_qjg672Fuz0?si=9taKqXVUOmvZlyw8
작가는 마르크 샤갈 국립미술관 상설 컬렉션의 중심 작품인 <성서의 메시지> 연작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중 네 점의 샤갈 작품에 주목했는데요, 원초적인 낙원과 그 상실을 다룬 <낙원>과 <낙원에서 추방당하는 아담과 이브>, 꿈을 주제로 한 <야곱의 꿈>, 그리고 환대의 의미를 담은 <아브라함과 세 천사>입니다.
제레미 그리포는 샤갈의 그림이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모호한 색채와 형태를 통해 관객이 스스로 상상하고 성찰하도록 만든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점이 자신의 작업 방식과 맞닿아 있다고 느꼈고, 작가의 주요 관심사인 생물다양성과 인간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메시지를 샤갈의 성서 회화와 연결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VR 작품은 관람객을 생동감 있고 몽환적인 세계로 안내합니다. 에덴의 정원과 섬처럼 떠 있는 도시, 지하 세계와 하늘의 공간이 서로 이어지며 펼쳐집니다. 별도의 조작 없이 VR 기기를 착용한 채 가만히 앉아, 영화처럼 작품을 감상하는 방식입니다.
그림은 녹색 빛깔의 꿈같은 분위기입니다. 수채화로 직접 그린 인물과 풍경들이 VR 렌즈 속에서 넘실댑니다. 손맛이 살아 있는 작업이라, 매끈한 3D 모델링을 볼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 납니다. 이 가상 세계를 만들기 위해 작가는 약 300점의 드로잉을 제작했고, 디지털 작업을 거쳐 3차원 이미지로 재구성했습니다.
VR 작품을 감상할 때, 수채화 드로잉이 실린 도록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던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 아날로그적인 회화 작업을 XR 매체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좋은 사례라고 느꼈습니다.
자신의 회화 작업을 이머시브 작품으로 확장해 보고 싶은 작가라면, 이 작업을 참고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간만에 용기를 내어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어보려고요!
•Director: Jérémy Griffaud
•Running Time: 14’ 20 minutes
•Language(s): N/A
•Music: Jean-Yves Griffaud
•Sound: Jean-Yves Griffaud
•Genre: Contemplation, Exploration
•Year : 2024
작가의 인터뷰 영상입니다.
https://youtu.be/RDo9rankefQ?si=xp-qEKA-p5roxFOn
[이미지 출처]
-작가의 웹사이트와 유튜브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