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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핑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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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istle May 18. 2017

양양 서핑 - 나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니..

세번째 서핑 트립

세번째 서핑 트립

2016년 6월 25일 토

@양양 동산리 바다


나의 서핑역사상(당시 세번) 가장 크고 거센 파도가 들어온 날





거센 파도를 처음 만난 날이었다. 

한 개의 파도도 제대로 타지 못했고 라인업까지 들어가려고 시도하면서 하루를 보낸 듯하다. 파도에 계속 얼굴을 흠씬 두들겨 맞았다. 패들을 해서 간신히 통과했다 싶으면 더 큰 파도가 머리위로 덮쳐 정신없이 구르기도 했다(이를 '통돌이'라고 합니다).

 

몇번이나 시도하다 지쳐서는 해변에 앉아 라인업에 떠있는 사람들을 한없이 바라보았다.

이쯤 되니 ‘내가 지금 여기서 왜 고생하고 있지?’ 라는 생각도 들면서 동시에 파도 속으로 다시 들어가보고 싶은 이중적인 기분이 들었다.


넋이 나간 채로 해변에 앉아 있었다



모래사장에 앉아 있는 내 앞으로 새까만 피부의 긴머리 남정네들이 숏보드를 들고 지나갔다. 좋은 파도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동산리로 모인 듯했다. 이 사람들이 로컬이구나 싶었다. 처음 봐서 마냥 신기했다.


정말 아름다운 날씨였군요


석양 또한 아름다웠다. 샤워한 뒤 맥주한잔에 고기먹고 바라본 바다


몇달이 지난 지금 영상을 보니, 피리어드가 짧지만 타기 좋은 아름다운 파도였다.

해안으로 들이닥치는 파도가 크면, 파도가 비교적 작은 이안류가 있는 쪽으로 헤엄쳐 가면 되는 거였는데 그때는 그 방법을 잘 몰랐다. 정면으로 파도를 감싸안고 얼굴이 부서지는 경험을 맛보았다.



석양 밑에서 건너오는 아름다운 파도



참 신기해. 그때는 너무나 높고 무서워서 라인업을 나가는 것조차 상상하지 못했는데.

지금 힘든 일들도 나중에 돌이켜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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