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이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배운 것들

불안형 애착이 대인관계에 미치는 나비효과

by poppy

혹시 연애를 할 때 일정관계 이상이 되면 오히려 불안함을 느끼고 있지는 않은가?

타인이 내가 그려둔 테두리 안으로 들어오려고 할 때, 극대 노하거나 아예 관계를 끊어버리지는 않는가?

내가 딱 그런 성향의 인간이다.



목차

1. 불안형 인간의 도마뱀 같은 연애

2. 언젠가 끝날관계인데 뭣하러 애쓰는가

3. 혼자만의 맛있는 고독





1. 불안형 인간의 도마뱀 같은 연애

나는 스스로 가 불안형 애착 유형이라는 걸 알고 있다.

대인관계에서도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는 성향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상대방이 필요 이상으로 다가오면 부담스럽고 불안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 필요라는 건 나의 객관적인 기준이다 보니 상대방은 나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도 난 기준 이상은 상대방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 안에는 ‘지금은 상대방이 좋고, 필요하지만 만약에 이 관계가 틀어지거나 깨졌을 때’를 대비해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 숨어 있다. 부모님의 관계를 볼 때도 그렇고 처음으로 오래 사귄 남자친구와 좋지 않은 사건으로 피치 못하게 일방적인 헤어짐을 당하고 나서 관계= 언젠가 깨질 믿지 못할 것_ 이라는 나쁜 기억으로 덮여있었다.


그러고 나서 맺는 관계들은 다 그다지 깊지 못한 관계였다. 상대방이 가까이 오면 꼬리를 잘라내고 도망가는 도마뱀처럼 이상한 술래잡기가 반복되었는데. 그렇게 되니 상대방은 외로워하거나, 날 신뢰하지 못하게 되는 패턴이 생겨났다. 이쯤 되니 ‘나는 누군가와 사랑하는 감정을 느낄 수 없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길고 짧은 만남들을 계속하면서 의문만 들기 시작하다가 최근에는 그 사건 사고들에 연결점을 찾았다. 겪어왔던 부정적인 사건들이 내 인생을 불행하게만 만드는 나쁜 기억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 되는지 기준점을 제시해 주는 방향키의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는 걸 느끼게 됐다.

내가 모아 왔던 부정들이 긍정을 찾을 수 있는 힌트가 되는 것이다.


지금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와는 1년이 채 안 됐지만 내가 배우는 부분과 존경하는 부분이 많다. 물론 사람은 모두가 완벽하지 않기에 조금은 서툴고 맞춰가야 하는 부분 역시 많다. 기다려 줌을 알고 소통하는 법을 알고, 앞으로의 미래를 같이 계획하고자 노력한다. 만나면 만날수록 내면이 단단한 어른이라는 걸 느낀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 정리를 하게 되는 것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내가 언젠간 버려지거나. 상대방에게 대한 애정이 식을 것을 고려해서 일부로 미운 부분을 보거나 부족한 부분을 보려고 하는 게 관성이 남아 있어 쉽지 않았다. 그런데 습관을 버리지 못하면 예전 연애와 같은 패턴을 반복해할 게 뻔했으니까 그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 나도 매우 노력하고 있다. 더 이상의 도마뱀 꼬리 자르는 연애를 끝내기 위해서.





2. 어차피 끝날관계인데 뭣하러 애쓰는가


상대방의 단점을 찾아서 내가 버려지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찾고 합리화하는 자신을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부터는 나를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고 나서 나를 좋아해 주고 믿어주는 사람에게 고마워하고 감사하며 그의 좋은 점을 찾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노력하는 것이다.

예전엔 알았다면 단점으로 여겼을 부분을 지금은 이해하고 존중하려고 한다. 그리고 장점을 돋보기로 보듯이 크게 봐주려고 한다. 안다. 정말 쉽지 않다.

그렇다고 쉬운 것만 하기에는 이전에 겪어왔던 반복적인 패턴이 다시 돌아올게 뻔하니, 굳이 모험을 해보는 것이다.

인간은 언젠가 결국 죽는다. 끝날 관계인데 뭣하러 아등바등 애쓸 이유가 있을까. 노력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목숨 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사랑이 식어도, 내 사랑이 식어도. 딱 거기까지였던 것이다.

혼자 나 온 세상에서, 우리는 함께 또 혼자 살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그 안에 외로움은 존재한다는 걸 깨닫는 게 중요하다. 관계에서도 한쪽에 치우치는 삶이 아니라 타인도 중요하고 + 나 스스로와의 관계도 중요한 것이 내가 희망하고 바라는 이상적인 삶이다.






3. 혼자만의 맛있는 고독


사람을 만나고 모임을 나가는 것도 좋지만 하루 중 한 시간 정도는 혼자만의 시간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아버지는 무조건 가족끼리, 다같이를 중요시하는 분이었다. 가족을 자동차 바퀴에 비유하면서 “다 같이 잘 굴러가지 않으면 자동차는 더 이상 역할을 못한다”라고 했었다.

그러다 결국 본인만의 다른 자동차를 만들어서 떠나는 바람에 다른 가족들의 일상이 한동안 멈춰버린 게 아이러니지만.


여기서 배울 수 있는 부분은. “가족= 한 몸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각자만의 개성, 의견, 꿈이 존재하고 원하는 인생의 방향이 다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집에 가서는 ’ 짜장면으로 다 통일~~!!‘이라고 외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본인이 처한 가정환경이 어떤 상황일지라도 그곳을 나와 자신만의 새로운 환경을 만드는 건 자신의 몫이다. 가족 안에서 배운 것도 있을 테고, 못 배운 것도 있을 것이다. 내가 얻은 것과 얻지 못한걸 객관적으로 구별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배운 것은 활용하고, 배우지 못한 건 독학해서 (혹은 다른 관계를 만나며) 나의 기능으로 만들 수도 있다.


혼자만이 느낄 수 있는 고독이 있다. 그 누구도 그 고독을 대신해 줄 수 없고 오로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그 고독이 처음은 너무 씁쓸할지도 모른다, 뱉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다가 조금씩 맛을 음미하게 되고, 언젠가 꼭 필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게 된다.

매일 1시간. 나는 나를 위한 고독을 대접한다. 운동이 될 수도 있고, 공부가 될 수도 있고, 뭐든 좋다. 생산적인 거라면 더욱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상관은 없다.

그 시간들이 모여서 결국 나의 뼈를 감싸주는 피와 살이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 조금씩 부지런히 모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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