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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캔두잇 Dec 22. 2022

한국은 금융 문맹국이 아니다

금융이해력 수준 OECD 평균 상회하지만, 청년층은 소비 선호 문화 팽배

가끔 유튜브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가난한 이유로 학교에서 받지 못한 금융 교육 탓을 돌리는 영상을 본 적 이 있다. 그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우리나라 교육이 문제가 많다. 삶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제교육 없이 국영수나 가르친다. 이대로 교육이 진행된다면 금융 문맹국으로 가까워질 것이다."


과연 이와 같은 주장이 맞는 걸까?

한국은행에서 발간한 <2020년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를 살펴보면, 한국은 금융 문맹국이라는 아니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금융이해력 이란 합리적이고 건전한 금융생활을 위해 필요한 금융지식, 금융행위, 금융태도 등 금융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정도를 의미한다.


그림1을 보면, 2020년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이해력 점수를 측정한 자료이다. OECD 평균인 62점보다 상회한 66.8점으로 나타난다.


그림2의 부문별 금융이해력 수준을 살펴보면, 전반적인 금융지식 및 금융행위는 양호하나 금융태도(가치관)은 다소 미흡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청년층은 금융태도 측면에서 취약하다. 금융 태도란 현재보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의식구조를 말한다. 즉, 소비와 저축 또는 현재와 미래, 돈의 존재가치 등에 대한 선호도를 나타낸다.


청년층의 금융태도 취약성은 장기 재무목표 설정 부분과 소비 선호 성향 부분에서 두드러진다.


그림3의 장기 재무목표 설정 항목을 보면, 단기 저축활동은 적극적이나 장기 재무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응답한 성인 비율은 상당히 저조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그림4의 저축&소비 성향 응답률을 보면, 청년층에서 저축보다 소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취업자보다는 대학생 또는 취준생의 소비 성향이 높다는 점 또한 알 수 있다.


요컨대, 우리나라는 금융 이해력 수준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가운데 '금융 태도' 부문가 취약하다. '금융 태도'를 구성하는 항목으로 장기 재무목표 설정 및 달성 정도와 저축&소비 선호 성향을 보면, 특히 청년층에서 소위 욜로족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욜로 : 한번 뿐인 인생을 즐기자는 태도로, 현재 본인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를 말한다.


그렇다면 왜 한국 청년층은 소비 선호 경향이 강해진걸까?


첫째, 주택가격 급등이다.

20년 3월, 코로나 펜데믹 이후 저금리와 양적완화 기조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였다. 이는 주택구입부담지수로 알 수 있다. 주택구입부담지수란 중위소득 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때 대출상환부담을 나타내는 수치를 말한다.

수도권의 주택구입부담지수 현황

그림5는 전국을 기준으로 수도권에 속하는 서울, 경기, 인천의 주택구입부담지수를 나타낸다. 20년부터 전국 아파트 대비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 청년층에게 절망감을 주기 충분했다. 왜냐하면 아무리 소득을 모은다고 하더라도 서울에 내 집마련하기 힘들다는 강한 인식과 함께 저축보다는, 소비 문화를 조장하는 결과를 낳았다.


둘째, SNS 사용량이다. 아래 기사에 따르면, SNS 이용률 1위는 99%를 기록한 아랍에미리트가 차지하였다. 이에 이어 2위는 89.3%의 SNS 이용률을 기록한 한국이다.세계 평균은 53.6%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이다. SNS사용은 장점이 많지만,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높은 준거집단 설정에 있다. 예컨대,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 사진은 대부분 잘생긴 남녀이며, 호화로운 삶을 올린다. SNS를 지속적으로 노출되게 되면 인스타의 호화로운 일상이 준거집단으로 작용하고, 나의 평범한 삶과 비교하게 된다. 결국 여건이 평범하더라도, 인스타그램의 삶을 기준으로 호화로운 일상에 맞춰 생활하게 된다. 결국 저축보다 소비를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https://hypebeast.kr/2021/6/most-sns-user-country-in-the-world-ranking-instagram-facebook-youtube


셋째, 연애와 결혼시장에서의 변화이다. 20년 기준 한국의 출산률은 0.84이다. 출산률이 망가진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건대, 경제력보다는 연애와 결혼시장의 붕괴에 있다고 본다. 20년 기준 결혼시장의 붕괴는 30대 미혼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30대 전체 미혼율은 50.8%, 구체적으로 남성 미혼율 42.5%, 여성 미혼율 33.6%로 나타났다.

https://www.dokdok.co/world-news/marriage-rate


연애시장의 붕괴는 2019년 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에 실린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과 이성교제에 관한 한일 비교연구'의 자료로 알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2~44세 미혼남녀 가운데 10명 중 6~7명은 이성교제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사회연구원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과 이성교제에 관한 한일 비교연구>

결국 연애에 이어 결혼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청년층은 가족를 꾸리는 것보다 본인의 만족감을 우선시하는 문화로 발전하게 되고, 이는 결국 저축보다 소비 문화를 부추겼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4줄 요약이 가능하다.

1. 한국의 금융이해력 수준은 OECD 국가와 비교할 때, 양호한 수준으로 확인된다.

2. 부문별 금융이해력 수준을 살펴보면, 청년층의 금융태도 부문에서 취약점이 보인다.

3. 그 이유는 코로나 펜데믹 이후 주택가격 급등으로 인한 소비문화 조장, SNS 사용으로 인한 높은 준거집단, 연애과 결혼시장 붕괴에 따른 본인 만족을 위한 소비행태 증가를 꼽을 수 있다.

4. 결론적으로 금융 교육의 부재로 인한 '금융 문맹'은 현 상황에서 문제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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