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좋아하는 술집에서 좋아하는 안주와 술을 마시며
즐거우려 술을 마실 때가 있는 반면 외로워서 마실 때도 있다. 사람이 고프고, 혼자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야 할 때 답답함을 벗어나기 위해 술을 마실 때가 그렇다. 보통 이런 상황은 갑작스레 마시고 싶을 때라 약속을 잡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이런 상태에선 집보다 근처 술집을 찾아가는 편이다.
사람들의 말소리, 술잔을 부딪히는 소리들. 집에서의 적막에서 벗어나 술집 특유의 내음을 맡으며 혼자만의 술자리를 시작한다.
혼자서는 버티기 힘든 상황들이 종종 있다. 퇴사한 이후로 일도 주로 혼자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도 적어지고 나서부터였다. 사람을 만나며 힘을 얻는 성향인지라 갈수록 내가 나약해지고 있진 않은가 느낀 적도 있다. 하지만 난 이 나약함에서 나만의 강인함을 찾았다.
사람 없이 못 산다는 나만의 편견은 무심코 혼자 들어간 술집에서 용기를 가져다주었고,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찾았다는 것에 힘을 얻었다.
그저 외로워서 찾아온 술집이지만 술을 마시며 생각에 빠지고 사람들 사이 덩그러니 남겨진 듯한 나의 테이블에서 난 나만의 행복을 찾는다.
맛있는 안주를 베어 물었을 때, 취기가 올라 외로움이 별거냐라는 생각이 들 때, 취기에 떠오른 영감들을 핸드폰 메모장에 신나서 줄줄이 적고 있을 때. 이런 순간들 속에서 안 좋았던 기분은 서서히 풀리기 시작한다. 혼술이 좋은 건 큰 동작을 하지 않아도, 억지로 생각하려 하지 않아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오로지 나와 나의 행위에만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외로움은 행복을 데려온다. 취기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면 기분이 좋아져 컴퓨터 전원을 킨다. 그리고 메모장에 적어놓았던 것들을 컴퓨터로 옮겨 적는다. 그게 일이 됐건 혼자만의 작업이 됐건, 글이 됐건 그림이 됐건 한껏 풀어놓는다. 막막했던 상황은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시작하고, 외로웠던 마음엔 조금씩 불씨가 살아난다.
끙끙 앓지 말고 혼자라도 좋아하는 것을 먹고 마시며, 좋아하는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봤으면 한다. 모든 것이 나에게 호의적인 시간. 이 넓은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는 외로움은 되려 혼자서도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
외롭다고 불행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외로움의 바로 뒷면엔 행복이 자리 잡고 있다. 외로움은 행복의 단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