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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주 Oct 20. 2023

저녁에 있을 술자리가 힘이 될 때

술을 나의 자극제로.

 힘든 일상을 버티는 힘은 사람마다 다르다. 한 달 뒤 예약해놓은 비행기 티켓이 힘이 되는 사람이 있고, 주말에 만날 연인과의 데이트가 힘이 되는 사람이 있고, 월급이 들어오면 눈여겨봤던 옷을 사는 게 힘이 되는 사람이 있다.

 각자가 정해놓은 목표를 위해 일상을 버텨나간다. 물론 일상 자체가 항상 재밌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순간들도 있다. 그런 순간들조차 인생의 한 부분이기에 우리는 꿋꿋이 살아나가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 하나쯤은 마음에 품고 산다.


 여행, 데이트, 쇼핑과는 다른 범주로 내 집 마련, 남부럽지 않은 육아, 하고 싶었던 사업과 같은 목표도 존재한다. 이렇게 넓은 범주의 목표를 건설적으로 세우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한 달, 한 주, 하루를 버티는 힘도 필요하다.

 오전부터 지치고 고되어도 저녁에 있을 술자리가 힘이 될 때가 있다. 다음 주에 예약한 맛집에서 끝내주는 음식과 한잔할 생각에 들뜰 때도 있다. 또한 다음 달에 계획한 휴가에서 맘껏 먹고 마실 생각에 설레는 순간도 있다. 적어도 술과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럴 것이다.

 나 또한 그렇기에 종종 술을 목표로 삼기도 한다. 업무가 많을 때는 열심히 해서 저녁 약속 1차부터 온전한 음식과 술을 즐기는 것을 목표로 잡기도 하고, 개인작업을 하다가 지칠 때면 빨리 끝내고 시원한 소맥을 마실 목표를 스스로 세우기도 한다. 아무리 운동을 하기 싫은 날이라도 술과 음식을 기분 좋게 먹기 위해 발걸음을 떼기도 한다. 



 만약 술을 안 좋아하는 사람의 목표가 술이라면 전혀 자극이 안 될 것이다. 돈 때문에 일을 하는데 보너스가 돈이 아니라 관심 없는 선물세트인 것과 비슷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 해야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자극이 되는 건 당연하다.

 그게 술이라고 가볍게 여기지 않아도 된다. 술을 좋아한다고 인생의 목표가 술만 있는 게 아닐 테니까. 큰 목표들이 있는 반면 일상의 작은 목표 중 하나쯤은 술로 정해보는 게 어떨까?

 하루의 책임을 다해야 술도 맛있게 넘어갈 것이고, 첫 잔을 들이키며 얻는 행복에 이러려고 열심히 살았다는 보람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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