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병들고 있다. 악성민원에 시달리는 공무원의 원성이 높아지고, 신문 지면에는 관련 기사가 끊이질 않는다. 지난 4월, 온라인 국민소통창구, 소통24를 통해 국민 2,3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놀랍다. 응답자의 93.2%가 민원인의 폭언, 폭행 등에 민원공무원의 보호가 필요하고, 응답자의 98.9%는 ‘민원인의 위법행위에 대한 고소·고발 등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런데 더 드세지는 악성민원. 아이러니하게 현실은 더 참혹하다. 남의 잘못은 용납 못하고, 자신에겐 너그러운 인간의 이중성으로 읽히는 이유다.
5월에는 국정현안 관계장관 회의에서 악성민원 방지 및 민원공무원 보호 강화 대책을 발표했지만 내용은 그 밥에 그 나물이다. 악성민원인과 접점에 선 공무원은 기댈 곳이 없다. 역할을 대신해 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면 각자도생, 정면돌파, 자구책이 상책이다. 어떻게? 방법이 영~ 없는 것도 아니다. -중략- 그깟 민원 따위로 상처 받아야겠는가.
지난 11/1 서울 관악구청 민원 공무원 대상 그리고 10/30~10/31 3회에 걸쳐 시흥시청 6급이상 간부 대상 - 악성민원 절대 두려워하지 마라(*간부 공무원의 역할) - 특강을 진행했다. 충남도서관(10/11), 우리글진흥원(9/20, 5/17, 2/15), 메가공무원학원(7/5), 강동구청(7/17), 경기도인재개발원(5/20), 마산지방해양수산청(5/21), 제주공공정책연구원(4/4), 양천구청(4/26, 4/30), 동작구보건소(4/22), 김포시청(3/28 오전·오후) 등에서도 후배님들과 마주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민원인과 맞닥뜨리거든 먼저 웃어라.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권유조로 말해라. 배려이고 존중의 표현이다. 들어라. 문제의 반은 해결된다. 문제점을 파악해라. 문제없이 찾아오는 민원은 없다. 설득해라. 설명을 들으러 온 게 아니다. 업무에 고수가 되라. 업무는 많이 아는 게 장땡이다. 알아야 설명도 설득도 가능하다. 함부로 사과하지 마라. 사과는 잘못했을 때 하는 거다. 핑계 대지 마라. 변명으로만 들릴 뿐이다. 거짓말하지 마라. 들통나면 수습하기가 더 힙들다. 그리고 이 모든 걸 연기해라. 숨 쉬는 것까지 연출해라.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으로 생각하자.
이렇게 애썼어도 악성민원으로 비화 되면, 그때 민원응대 매뉴얼 대로 하면 된다. 온정은 내려놓고, 짧고 단호하게 ①자제 및 중지 요청 → ②녹음/녹화 → ③법적조치 경고 및 응대 종료. 뒷일은 기관 차원에서 대응한다. 그깟 민원 따위로 상처받지 말자. 악성 민원인에 대한 복수는 내가 더 행복해지는 거다. ‘나의 행복’ 이것만 명심하자. 나는 온 우주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