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과 훈련' 편
나는 항상 강의를 가거나 상담을 할 때, 운동 선수들에게 이렇게 질문한다. "너희는 연습간다고 해? 아님 훈련간다고 해?" 정답은 없다. 다만, 두 가지를 구분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물어본다. 결국, 숨겨놓은 질문을 한다. "연습과 훈련을 구분해서 사용해?" 그럼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렇게 대답한다.
"샘. 두 개가 똑같은 거 아닌가요?"
"꼭 구분해야 하나요?"
여러분은 어떤가? 두 개가 똑같은가? 진정 차이가 없다고 느끼는가? 결론은 엄연히 다르게 사용해야 한다. 연습과 훈련에 대한 개념을 구분하는 것만으로도 효율적으로 기량을 향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두 가지의 개념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자.
연습은 '부족한 기술을 지속적으로 반복하여 안정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훈련은 '자신이 이미 안정적으로 만들었거나 특별한 장점을 기반으로 실전에 가깝게 준비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연습은 오랜 기간 동작을 반복해야 하는 특성을, 훈련은 집중력을 사용하여 효율적인 전략을 설정하고 실행해야 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연습은 잘 안 되는 동작을 반복하기 때문에 잦은 실패 경험을 반복하게 된다. 그럼에도 똑같은 동작을 반복해서 내 기술로 만들어야 되는 과정에서 필요한 심리 기술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끈기와 오기이다. 난 개인적으로 오기는 이때 말고 경기력에 있어 아무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
훈련은 좀 다르다. 내가 잘하는 기술, 장점을 기반으로 정확한 전략을 설정해야 하기 때문에 집중력과 몇 번의 시뮬레이션만으로도 충분하다. 오래 생각할 필요는 있어도 오래 수행할 필요는 없다. 이때 필요한 심리기술은 전략을 설정하는 지식과 집중력, 상황을 미리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심상이다.
시합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고 가정했을 때, 이 두 개념을 구분하고 있는 선수는 자신감부터 다르다. 앞서 기술한 내용을 기반으로 여러분이라면 무엇을 하겠는가? 당연히 훈련이다. 그런데 아리러니 하게도 대부분의 선수는 연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1주일 안에 단점을 고친다는 것이 가능할까? 과제의 난이도에 따라 보완해야 되는 부분은 있지만 단점을 개선하고 시합에 반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고쳤을 단점이라면 진작에 고쳤을 것이다. 특히, 상위 수준으로 올라갈수록 더욱 그렇다.
여기서 연습용 선수와 시합용 선수가 갈린다. 그리고 평가가 엇갈린다. "쟤는 연습은 진짜 열심히 하는데 왜 시합만 나가면 잘 못하지?" 혹은 "쟤는 연습은 열심히 안 하는데 왜 시합은 잘하지?" 여기에 답이 있다. 쉽게 말해 연습용 선수는 연습만 하고 훈련은 안 한다.
연습은 부족한 기술을 반복하는 특성상, 잦은 실패 경험을 반복하기 때문에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학습하게 되지만, 훈련은 내가 잘하는 기술을 반복하는 특성상, 성공 경험을 반복하기 때문에 경기 당일에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여기서, 연습을 하지말라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연습이 필요할 때와 훈련이 필요할 때를 구분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운동 학습에서는 이해 > 안정화를 위한 연습 > 배운 것을 활용하는 훈련 순으로 학습을 가져가야 효율적으로 원하는 기술을 체득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내 기술이 된다.
조금 더 풀어보자면, 기술이 익숙하지 않을 때는 최대한 학습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예로 수비가 없고, 천천히 기술을 반복하면서 감각을 익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익숙해졌을 때는 실제 시합에 맞는 상황과 속도가 필요하다. 또한, 실패했을 때 다시 어떻게 성공시킬지 집중하는 멘탈도 이때 훈련이 되어야 한다.
운동학습 측면에서 볼 때, 기본기가 형성될 때까지는 반드시 많은 양의 연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정 수준에 올라갔을 때는 누구의 장점이 더 날카로운지 싸움이기 때문에 자신의 장점이 더욱 변별력을 갖출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무작정 연습량을 많이 가져가는 것보다 효율적이다.
예로 시합 한 달 전에는 연습의 비율을 높였다가 시합이 다가올수록 자신의 기술 수준과 컨디션을 고려하여 점차 훈련의 비율을 높이는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내가 준비한 전략이 적절한지 점검하며 수정해 나가는 과정에 집중하면서 불안을 억제하고 진짜 실전형 선수도 되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