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심신이 크게 흔들렸다. 사십춘기를 기점으로 신체의 노화를 어지간히 때려맞고 매일 복용하는 처방약이 15알에서 20알 정도로 유지중인 상황(영양제 아님 주의).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쉽지 않지만, 내가 나일 수 없는 게 주부이자 엄마의 일과가 아니었던가.
그러던 중 심장두근거림과 손떨림이 추가되었다. 좀 무서웠다. 특히 손떨림이 심했다. 무슨 중독자처럼 가만히 있어도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손떨림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더 심해졌다. 그래도 일단 몸이 원인인가 싶어 신경과에 갔다(차라리 몸의 이상이길 바랬다). 신경과에서는 이상이 없는 것 같단다. 그리고 찾은 곳이 정신과였다. 증상이 시작될 무렵 큰 스트레스 요인이 있었다. 바로 큰 동심이와의 충돌.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했다. 최선은 맞불을 놓지 않는 것. 그마저도 쉽지 않았고, 우리의 밤은 고성과 울음으로 물들어갔다.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게 생이라지만. 강박에서 비롯된 불안이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었다. 책임감 강한 성격은 삶의 재미를 짓눌렀다. 최근 추가된 몸의 시그널은 어쩌면 신체화 증상일 수도 있었다. 그렇게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를 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