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aniel Radcliffe (Jan, 2016)
최근에 영화 <해리 포터 (Harry Potter)> 시리즈를 처음부터 끝까지 오랜만에 정주행 하였습니다. 다시 봐도 참 재미있고, 긴장감 넘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특히, 스네이프 교수 역의 알란 릭맨 (Alan Rickman)과 주인공 해리 포터 역의 다니엘 래드클리프 (Daniel Radcliffe) 간의 명연기는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스네이프 교수 역의 알란 릭맨은 지난 2016년 1월 14일,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69세였습니다. 많은 동료 배우들의 추모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었던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추모 글을 공유합니다. 다음 글을 읽으면서, 혹시 마음속에 은은하게 떠올려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 자체로 참 행운이 깃든 인생이 아닐까요?
알란 릭맨 (Alan Rickman)은 의심할 여지없이 제가 함께 작업한 최고의 배우들 중 한 명이었습니다. 또한, 그는 제가 업계에서 만난 가장 의리 있고 힘이 되는 사람들 중 한 명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영화 <해리 포터 (Harry Potter)>를 찍을 당시 세트장에서도, 그리고 영화 <해리 포터 (Harry Potter)> 이후에 제가 배우로서 자리를 잡아갈 때에도, 항상 저에 대한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는 영화 <해리 포터 (Harry Potter)> 이후에 제가 출연한 연극 무대를 모두 보러 와 주었습니다. 런던 공연이든, 뉴욕 공연이든, 가리지 않고 와 주었습니다. 그는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었는데도, 저를 꾸준히 챙겨 주었습니다. 저는 저보다 훨씬 더 오랜 세월 동안 그와 친구였던 분들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알란 릭맨에 대해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만약 당신이 알란을 부른다면, 그가 전 세계 어디에 있든, 아니면 얼마나 바쁘든, 그는 하루 내 답을 줄 것입니다."
사람들은 종종 배우들이 맡은 역할을 토대로 그들에 대한 인상을 확립합니다. 그러나, 알란 릭맨이 맡은 엄중하고 근엄한 캐릭터들, 혹은 순전히 무서운 캐릭터들과 달리, 본래 그 자신은 매우 친절했고, 관대했고, 자신을 기꺼이 낮추면서 남을 웃길 줄 알았는데, 이러한 사실은 그를 그의 역할로만 바라봤던 분들에게는 굉장히 놀랍게 다가올 것입니다. 또한, 그의 중후한 베이스 음색 덕분에 어떤 것들은 더욱더 재미나게 느껴졌습니다.
그는 영화 <해리 포터 (Harry Potter)> 촬영 당시, 저를 단순히 어린이로 대우하기보다는, 동료 배우로서 동등하게 대우해 준 최초의 어른들 중 한 명이었습니다. 때문에 인격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에 그와 일할 수 있었던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남은 인생과 커리어에 있어서 그의 가르침을 항상 되새길 것입니다. 이토록 위대한 배우이자 사람을 잃은 영화 세트장과 연극 무대는 한없이 초라해 보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