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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렌베리스 Jun 03. 2017

유럽에서 먹고살기(3)

월급쟁이 말고 어떻게 먹고 살 수 있을까?

나는 배우나 가수가 참 부럽다.

죽을 때까지 자기의 일을 하면서 먹고 살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건강이 받쳐준다는 전제하에...

월급장이는 그렇수 없다. 적당한 때에 회사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되면 스스로 떠날 수 밖에 없다.

혹은 그걸 눈치채지 못한다거나, 아니면 어쩔수 없이 회사에 버텨야 하는 상황인지라 알고도 모르는 체 한다하더라고 그리 오래 버티지 못한다. 원래 회사라는 게 그렇다.

조직에서 오랜기간동안 일한 후 회사를 떠나봤던 사람들은 이해 할 것이다. 

'회사안은 전쟁터다. 하지만 회사밖은 생지옥이다' 라는 말을... 




J라고 하는 동갑내기 친구가 있다.

여러해 전, 이곳 동유럽으로 취직이 되어 처음 발을 디딘 사람이다.

처음 이곳의 개인회사에 취직이 되어 넘어 왔는데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어 회사를 그만두고 이곳에서 장사를 했다.

바로 '사람장사'를 한다.

모르긴 몰라도 돈벌이로 보자면 아마 평생 자식대까지 먹고 살만큼의 돈은 벌어 놨지 않나 싶다.

아마 계속 월급장이로 있었다면 지금도 그당시와 큰 변화가 없었을 것이다.

이 친구는, 이곳의 돌아가는 큰 흐름을 보아하니 한국기업에 용역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파악했고, 이에 용역비즈니스를 하는 현지인(동유럽인) 사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리고 어느정도 서로간의 신뢰가 쌓인 후에는 비즈니스에 대한 진지한 협의 끝에 동업을 시작했다.

유럽의 한국기업의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 주다보니 사업성공은 자연스레 따라왔다.

큰 성공과 함께 찾아온 여유를 즐기면서 사정이 어려운 한국인들을 조용히 후원하고 있기도 한다.



나는 지금 몇 가지 일을 하면서 먹고 살고 있다.

한국에서 만든 공장설비를 터키/유럽에 판매하는 일과 재활용 산업폐기물을 판매자와 공급자사이를 연결시켜 주는 일. 그리고 작은 여행사와 파이넨셜 서비스 등의 일을 한다.

수입은... 일정치 않은 수입을 연평균으로 나누어보면, 한국의 보통회사의 차장급의 연봉정도이지만 그래도 개인시간이 많아 만족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나는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하면서 먹고 살고 있다.

1)고정자산에 투자를 절대 하지 않는다. 사람, 교육, 인연, 건강, 감성 등에만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프렌차이즈나 도소매점을 할 수가 없다.

2)알아서 굴러가며 월 3000유로의 수익이 생기는 시스템을 완성하고, 죽을 때까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나만의 놀이터를 만들자.

흥미로운 사실은, 현재 특별한 직업없이도 주변의 도움으로 먹고 살고 있는데, 도움을 주는 주변사람들은 나와 별로 친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그저 1년 ~10년전 사이에 나와 평범한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 혹은 내가 아무 생각없이 잘 대해 주었던 사람들이다. 



H양이라고 하는 나보다 열서넛 어린 친구이 있다.

동유럽 한국기업에서 마케팅팀에서 열심히 영업일을 하던 중이었고, 죽을 때까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자 이내 곧 씩씩하게 회사를 박차고 나갔다.

퇴사 후 얼마간 버벅거렸던 나와는 다르게 이친구는 퇴사를 하자마자 거침없는 행보를 시작했다. 

패션과 미용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마스크팩과 헤어드라이어를 직접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숨겨져 있던 본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는게 너무 재미있고, 최소한의 수익이 생기면서 홍콩, 베트남, 동유럽, 터키 등지로 마케팅 비즈니스를 다녀오곤 한다. 그러더니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고 한다.

홍콩에 거점을 만들었고 자신의 상품 전문매장을 하나씩 오픈준비 하고 있다. 

얼마전에는 뉴스에도 나왔다. 코트라 행사에서 자신의 상품을 발표하는 모습을 미디어에서 보게 되어 깜짝 놀랐다.




그냥 몇명의 간략한 예를 들어 유럽에서 자영업으로 먹고 사는 한국사람들을 소개했다. 

다들 내색은 안하지만 많은 용기와 과감한 결단이 있었기에 회사를 그만둘 수 있었을 것이다.


더 이상 사람들이 회사에서 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짤리지 말고 먼저 퇴사를 했으면 한다. 

50대의 나이에 타의로 회사를 나갈 바에야 적당한 시기에 (내 기준으로는 늦어도 40대초반) 퇴사를 하고 앞으로의 40년을 준비하는 것이 훨씬 값어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정말로 간절히 원하고 또 원해야 한다. 

우리가 한달한달 근근히 먹고 살려고 이 세상에 태어난 게 아니지 않나. 

조금 경제적으로 부족하게 살더라도 낭만과 감성으로 부족한 부분을 매우면서 자존감있게 살았으면 한다.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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