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toZ

여행서에도 안 나오는 태국의 숨은 보석 2

프라추압 키리칸, 원숭이 사원의 숨겨진 비밀

by 거짓말의 거짓말

쁘라쭈압 키리칸 혹은 프라추압 키리칸(Prachuap Khiri Khan).


발음조차 힘든 이 도시는 태국 중부의 조용한 바닷가 마을이다. 프라추압은 6367㎢의 면적으로 태국에서 가장 작은 주다. 한국 사람은 물론 태국에 사는 사람도 평생 한 번 가볼까 말까 한 그런 도시다.


프라추압은 한국의 어떤 태국 여행안내서에도(적어도 내가 아는 한) 나오지 않으며 네이버에 검색해봐도 정보가 거의 없다. 필자 역시 그 지역에 사는 태국인 현지인 친구를 만나기 위해 일부로 찾지 않았다면 평생 가보지 못했을 지역이다.


프라추압 키리 칸 철도역에서 발견한 해당 지역 지도. 대부분의 시설은 지도 동쪽에 인접한 해안 도로에 밀집해 있다.


방콕에서 고속버스 혹은 미니밴을 타고 약 6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있다. 오토바이 바이크 여행, 원숭이 사원, 조용하고 깨끗한 해변으로 요약된다. 방콕, 파타야, 푸껫, 꼬창 등 유명해서 남들 다 가는 여행지, 외국임에도 한국말에 피로감을 느낀 여행자에게 제격이다. 방콕과 다른 평화롭고 한적한 시골스러움, 남들은 모르는 나만의 여행지를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프랍추압 키리칸의 백미 원숭이 사원 꼭데기에 올라 내려본 마을 전경.
프랍추압 키리칸 해안 도로 산책. 영상 마지막에 보이는 산 위의 공간이 원숭이 사원이다.


가는 법:

태국 남부터미널에서 고속버스 혹은 미니밴을 타고 갈 수 있다. 동부 버스터미널의 경우 에카마이 지하철(Ekkamai), 북부터미널의 경우 모칫(Mo chit)역과 인접해 있으나 남부터미널은 지하철 접근성이 떨어진다.

필자의 경우 나나 스테이션 인근 호텔에서 호텔 직원의 안내를 받고 버스를 타고 이동하려 했으나 약 1시간 가까이 기다려 탄 시내버스에서는 남부터미널 역에 가지 않는다며 내리라고 하는 바람에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호텔에서 잡아 준 택시 기사의 경우 500밧을 요구했으나 길거리 택시 기사와 흥정해 400밧을 주고 남부터미널 역까지 이동했다. 남부터미널에 가서 목적지를 말하면 해당 직원이 프라추압에 가는 미니밴 기사와 연결해 준다. 미니밴이 고속버스보다 더 빠르다고 하며 3~4명이 승객이 타면 출발하고, 중간중간마다 승객을 태우고 내려다 준다. 남부터미널에서 프라추압까지는 5시 30분에서 6시간이 소요된다.


방콕으로 돌아 갈 때도 위에 보이는 간이 미니밴 스톱에서 표를 사고 이동했다. 방콕 시내로 가는 시간도 5~6시간 정도 소요된다.


숙소:

필자가 묵은 선 비치 게스트하우스. 예약을 따로 하고 가지 않아도 대체로 빈 방은 많은 편이다.


도미토리 형식의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 호텔, 호텔과 게스트 하우스의 중간급 숙소 등 다양하다. 필자는 중간 단계인 선 비치 게스트하우스(Sun beach guesthouse·1박 1000밧 수준)에 묶었다. 가장 큰 호텔인 프라추압 그랜드(Prachuap grand) 호텔의 경우 1박 방값이 1500~2500밧 정도다. 도미토리 형식의 게스트 하우스 중 하나인 유티차이 게스트하우스(Yutticahi guesthouse)는 350밧~500밧 정도다. 선 비치 게스트 하우스의 경우 주의 남부 지역에 위치해 도보로 해안 도로를 따라 섬을 한 바퀴 둘러보기 좋다.


주말 밤에는 나이트 마켓이 열린다. 나이트 마켓에 가는 길에 들린 식당에서 게를 사용한 해산물 요리를 먹었다.


볼거리:

사진 상단에 보이는 건축물이 위 동영상 끝부분에 나오는 원숭이 사원이다. 멀어 보이지만 여기서 도보로 20분 정도 거리다.
거리에서 이름 모를 생선을 말리고 있는 아저씨.


프랍추압 북부 지역 고지대에 있는 원숭이 사원이 프랍추압의 백미다. 수백 마리의 원숭이가 몰려 사는데 사람을 봐도 별로 겁먹지 않는다. 사원의 꼭대기에 올라가면 원숭이들이 계단 난간에서 미끄럼틀을 타는 진귀한 풍경도 볼 수 있다. 원숭이들이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기 때문에 슬리퍼를 신고 있다면 원숭이에게 빼앗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바나나와 파인애플 등 원숭이에게 줄 먹이를 파는 할아버지도 만날 수 있다.


미끄럼틀 타는 원숭이. 엉덩이가 아닌 배를 타고 내려오는 원숭이도 있는데 수컷인지 암컷인지는 모르겠다.


또 인근에 있는 아오 마나오(Ao Manao) 비치도 필수 코스다. 한적한 해변에 20밧(700원) 정도만 내면 개인용 그물 침대를 빌릴 수 있다.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면 튜브 등도 빌릴 수 있다. 해변 그물 침대에서 한적하게 책을 거나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는 것도 좋다.


평화로운 아오 마나오 해변. 백사장에 보이는 그물 침대는 20밧 정도를 내면 하루 빌릴 수 있다.
아오 마나오 해변. 한국과 달리 관광객이 많지 않다. 샤워 시설과 화장실은 별도 이용료를 내면 이용 가능하다.


즐길거리: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를 누리기에 최적의 장소다. 단 무언가 활동이 필요하다면 게스트 하우스에서 오토바이를 빌려 마을을 돌아보는 것도 좋다. 오토바이 대여로는 하루 250~300밧 수준.


총평 및 감상(지극히 개인적인):

20161214~20161218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 라는 말에 크게 공감하지 않는 편이다.


이 문장이 의미하는 바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사진 속에 기억을 박제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른 기억의 풍화가 더 자연스럽다. 굳이 사진을 찍지 않아도 잊힐 것은 잊히고 남을 것은 남는다.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했을 때 사진을 찍어야지라고 생각하고 사진기를 찾고 사진을 찍는 일을 하게 되면 순간 찾아온 찰나의 감동을 오히려 깨뜨릴 수 있다. 기계의 렌즈를 통해 보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성능이 좋은 렌즈가 제 기능을 못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아무리 좋은 카메라도 그것을 온전히 담아낼 수는 없다. (물론 일부 전문가의 경우 실제보다 멋진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노력과 인내가 요구되는 일이며 실제와는 거리가 있는 것(가짜)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진을 잘 찍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종종 사진을 찍기도 한다. 가령 혼자 여행을 하는 경우. 오며 가며 스치는 풍경, 사람들 모두 소중하고 각자의 기억에 어떤 흔적을 남길 수는 있다. 하지만 여행에 돌아와 들뜬 기분이 가라앉고 다시 혼자가 됐을 때 한 번쯤 손에 잡히는(사실은 눈에 걸리는) 무언가가 있었으면 좋겠기 때문이다. 그게 사진이다. 물론 나름 글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지만 글은 어느 정도 시간과 품이 든다. 사진은 간편하다.


하지만 찍고 나서도 특별히 사진을 저장해두거나 어딘가에 옮겨 놓지 않으므로 가끔 보는 경우를 제외하면 금세 잊힌다. 전에 쓰던 스마트 폰에도 어쩌다 보니 꽤 많은 사진이 남았다. 하지만 얼마 전에 그것이 고장 났고 다시 켜지지 않게 돼 안에 든 사진을 다시 볼 수 없게 돼버렸다.


없어져 버려서 땅을 치고 아쉬워할 만한 특정 사진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몇몇은 사라져 버려서 조금 아쉽기는 하다. 앞으로는 종종 몇몇 사진을 어떤 식으로든 남겨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굳이 남에게 보여서 타인의 시간을 뺏지 않더라도 SNS에 옮기고 나만 보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개인 SNS에 사진은 잘 올리지 않는 편이지만 프랍추압 키리칸의 추억은 사진으로 몇 장 남겨 올렸다.


아래는 그 밖의 사진들.

해안가를 따라 늘어선 게스트하우스 중 한 곳. 밤에 조명을 받아 동화에 나오는 집 같다.
프랍추압 키리칸에 떨어지고 나서 먹은 첫끼. 게 이름이 블루 크랩인데 갑각류라 삶았더니 붉게 변함.
완식. 한국 꽃게와 비슷한 맛인데 바다 비린내가 조금 나서 딱히 맛있지는 않았다.



아오 마나오에서 만난 현지 꼬마 친구들. 사진은 허락 받고 찍었다.
원숭이 사원 가늘 길에.
해변에서 주은 소라 껍데기.
프랑스인 아저씨가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아침을 먹었다. sea sea게스트 하우스.
sea sea게스트 하우스에서 바라 본 풍경.
햄 치즈 크레페와 콜라.
햄 치즈 크레페를 조금 남겨 담 위의 녀석들과 나누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