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걸으며 길을 만드는 일을 하겠다고 했을때 주변에서는 밥먹고 살 수 있겠냐라고 걱정(?)을 해주었다. 길을 만든다고 하니 도로공사같은 곳에 취업하는 줄 알고 그리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등산로만 있고 걷기 좋은 길, 둘레길이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에 오르막길보다 숲에서 걷기 좋고 편하게 쉬엄쉬엄 걷는 길을 찾아 다녔다. 그리고 둘레길을 만드는 일도 했었다. 정부에서 주도하여 둘레길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걷기좋은 길을 찾기보다 길을 소개하고 여행다니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여 전국에 둘레길을 거의 돌아 보았다.
내가 걸었던 거리만도 약 1만 5천 키로미터...
길에 대한 속성과 어떻게 조성해야 좋을지, 사람들이 어떠한 길을 좋아하는지, 길에서 어떠한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 숨어있는 이야기를 해주는 스토리텔링과 해설도 해주며 길에대해 인문학적 시선까지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힘들게 한 길을 걸어 15년이 된 지금에 나는 이바닥에 나름 전문가가 되었고 자문을 해달라는 요청도 있고 마을길을 기획하여 걸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해달라는 일도 들어왔다. 그리고 어제는 YTN 방송사를 통해 지방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길전문가로 출현했다. 원주시에 새롭게 조성한 소풍길을 걷고 보고 느낀점을 대화하면 된다고 한다.
그래서 하룻동안 걸으며 길에 대한 나의 생각과 소풍길에 대한 의견을 내주었다. 이 방송에 MC를 맡은 분이 추종현 아나운서님이다. 편하게 이끌어주신 덕분에 편하게 촬영을 했다. 예전보다 신경쓰였던 것은 나의 말에, 나의 의견에 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생각에 동조하는 사람도 있을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책임감을 느끼며 길에 대한 나의 생각은 더욱 성숙해질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