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길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메시지 - 36

집에거 가장 먼 길여행지는...?


방학동에 6년 가까이 살았다. 바로 뒤에는 도봉산이 있고 방학능선 등산로가 집앞으로 이어져 있었다. 하지만 방학능선을 따라 원통사까지 올라가본것은 4,5년쯤 되었을 때이다. 그 사이 지방에 둘레길을 포함하여 산티아고순례길을 다녀왔다. 얼마나 멋지고 좋은 길이 많은지 얘기하면서 멀리 있는 곳으로 길여행을 떠났었다.


지방에 좋다는 둘레길을 모두 다녀보고 집에서 쉴때 잠깐 머리를 식히려고 집을 나와 뒷산에 올랐다. 도봉산의 방학능선을 따라 천천히 올라갔다. 그렇게 능선을 타고 올라가 원통사에 다다랐다. 산 아래 펼쳐진 풍경이 너무나 멋있었다. 한참을 내려다보며 음미하듯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천천히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내려왔다.


"집앞에 이렇게 좋은 길이 있었다니..!!"


원통사는 도봉산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본적은 있었지만 방학능선으로 가본것은 처음이었다. 힘들지다 않고 부드러운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어느새 원통사이다. 빽빽한 소나무숲이 그늘을 만들어 시원하고 상쾌했다. 이토록 좋은 길을 왜 이제서야 알게 되었을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며 등잔밑이 어둡다라는 속담이 생각났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집앞에 좋은 여행지, 멋진 숲길이 있음에도 항상 멀리 있는 곳부터 여행을 시작한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집 앞 뒷산이나 근처 여행지를 찾아간다. 그리고 이렇게 좋았었나라고 나와 비슷한 경험을 토로하는 것을 여러번 들었다.


오늘도 야외체험 강의때문에 동작구에 있는 서달산자락길을 찾았다. 어떤 분은 이 근처에서 40년 넘게 살았고, 어떤 분은 숭실대를 다녔지만 이렇게 예쁜 산이 있는 것은 몰랐다고 한다. 이렇게 예쁜 산을 옆에 두고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라는 말도 꺼낸다. 가까운데 살아도 찾아오는 사람은 극히 일부이다. 나머지는 멀리 좋은 여행지를 돌고 돈 후에 찾아 올 것이다.


그만큼 집앞에 산과 둘레길은 가장 가깝지만 가장 먼 여행지이다.


언제라도 가볼 수 있다는 생각에 귀하고 가치있는 곳이라는 것을 망각한다. 그래서 한참이 시간이 흐른뒤에야 찾아온다. 나또한 그랬다.


그래서 지금은 집앞에 집 주변에 얼마나 멋진 곳이 많은지를 알려주려고 한다. 그리고 함께 걷고 보여주려고 한다. 멀지 않은 곳에도 좋은 곳이 많다고...

?src=http%3A%2F%2Fblogfiles.naver.net%2FMjAyMjA3MzBfMTAz%2FMDAxNjU5MTA4MjUzMDA4.faj3XLuH3THCZVJJ5ckTlkuuObxtS-y9MojxGjtpFLMg.xtlqaC4v9-dNTCb7evmoq0mMts6y2U4uDy7C-v5GYJYg.JPEG.iloveknp%2FIMG_5811.jpg&type=sc960_832 (국립공원 공식 블로그에서 발췌한 사진입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