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둘레길은 특징이 뚜렸하다. 빨리 가기위해 직선을 선택하고, 산능선을 넘어가기위해 계단을 만든다. 모두가 가장 빠르게 지점과 지점을 잇기 위함이다. 일본에 규슈올레길을 가본적이 있다. 산 능선을 넘어갈때도 직선으로 뻗은 힘든 계단이 아니라 산 비탈을 따라 만들어진 비탈길이 지그재그로 만들어져 있다. 빨리 가기보다 안전하고 주변을 보면서 갈 수 있도록 배려한 길이다. 그래서 한껏 여유롭게 편백나무 가득한 숲길을 걸었던 기억이 있다.
길은 빨리 가야할 이유는 없다. 과정을 즐기기위해 길을 걷는 것이다. 오로지 어느 둘레길 전체를 걸어 기록으로 남기려는 사람도 있고, 많이 걸었다는 의미로 걸었던 거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 또한 많이 걸었고 다양한 둘레길을 가봤지만 결국 거리보다 걷는 순간이 중요함을 알았다. 그 시간을 즐기는 것이다 그래서 빨리 가기보다 천천히 걷고 빠르게 갈 수 있는 지름길을 가기보다 편안하게 돌아갈 수 있는 길을 택한다.
지름길은 거리가 짧다는 의미이다. 그렇다고 편하고 좋은 길을 의미하지 않는다.
안전하고 편한길을 뜻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남들이 가봤던 길, 익히 알고 있는 길, 공식적으로 소개하는 탐방로, 둘레길이 낫다. 검증되었고 길에 펼쳐진 과정이 아름답고 보기좋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는 길을 따라가는것이 바른 방법이자 옳바르게 선택한 길이다. 샛길, 지름길은 안전을 담보한 길이 아니기 때문에 감내할수 있는 사람이 가야 한다. 새로운 도전이자 길을 만드는 행위이다. 샛길이 안전하고 좋다고 한다면 새롭게 길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리고 길이 열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