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 소나무의 조언...
둘레길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를 꼽으라면, 소나무와 참나무일것이다. 특히 사계절 푸른색을 유지하는 소나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일듯 싶다.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소나무와 함께한다. 송편빚을때 솔잎을 사용하고, 먹을것이 없으면 소나무껍질이나 송화가루로 다식을 해먹기도 한다. 송진도 쓸데가 많았다.
이런 소나무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지만 꼿꼿하게 자라기 때문에 지조와 충절의 상징으로도 쓰이기도 한다. 너무 곧게 자라기때문에 활용성이 좋아 많이 베어질수 밖에 없었다. 오히려 휘어진 나무는 쓸모가 없어서 살아남았다. 그래서 주변에 휘어진 소나무가 많아서 종류가 다른 소나무로 알기도 한다. 생태학자들은 소나무가 살아남기위해 스스로 휘어지기도한다고 했다. 곧게 자라면 베일 수 있기 때문에 살아남기위해 스스로 휘어지는 선택을 하였다는 것이다. 아슬아슬한 절벽에서 소나무가 'ㄱ'자로 휘어 하늘로 향하는 나무도 가끔 볼 수 있는데 이또한 햇빛을 받기위해 중력을 거슬러 올라가는 선택을 한 것이다. 겨울에는 유독 부러진 소나무를 많이 본다. 솔잎에 쌓인 눈을 떠 받치려고 하다보니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러져버린 것이다. 소나무를 제외하고는 부러진 나무는 많지 않다. 스스로 털어내던지 하면서 유연하게 대처하기때문이다.
결국 너무 꼿꼿하면 도끼에 맞을 수 있다. 살아남기위해 스스로 휨을 선택하는 것처럼 유연함이 필요하다. 주변에서도 보면 강직한 사람들이 있다. 성격이 그런 사람도 있지만 고집스럽게 집착하듯 꼿꼿해 보이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사람들 주변에는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 그리고 스스로 주변 풍파에 노출되기도 한다. 때로는 버드나무 처럼 유연하게 나뭇가지를 휘어 어울리는 것도 필요하다.
길도 마찬가지이다. 나혼자만 잘났다고 있으면 그곳에 가지 않는다. 여러 길이 모였다가 헤어지고 찾아올 수 있도록 유연함을 보여야 사람들이 찾아온다. "여긴 내가 만든길이야! 그래서 내가 관리해야해!"라고 말하던 사람이 있었다. 지금은 그 사람이 만든 길은 누구도 찾지 않는다.
너무 강하지마라! 때로는부드러운것이 지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