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inexxtwo Apr 28. 2022

요즘 살이 쪄서
얼마나 더 귀여운 지 몰라요

#솔로는 웁니다 #찐사랑

같이 일하는 J동료가 남자 친구가 요즘 살이 찌고 있다고 말을 했다. 순간 나와 내 옆에 여자 동료 W는 그럼 같이 운동을 해야 하나라고 말을 했는데, 그 말을 꺼낸 J동료는 고개를 양 옆으로 조용히 내저으며 말했다. 

 

살이 찌니까 더 귀여워져 버렸어요” 

 

순간 나와 W는 샐러드를 먹던 포크를 조용히 내려놓으며 부러움 어린 눈길로 J를 쳐다보았다. 누구는 여름이 다가오니 살 뺀다고 한약 다이어트까지 하면서 그것도 부족해서 샐러드까지 먹으면서 관리하는데, 누구는 살이 쪄도 그저 귀여운 연인으로 보인다는 사실에 깊이 현타가 왔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그것은 픽션이 아닌 논픽션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눈에 살이 찌던 빠지던 그저 사랑스러운 연인만 있을 뿐. 몸무게는 귀여움을 더 장착시켜 줄 뿐이었던 것이다. 

 

이럴 때면 정말 같은 하늘 아래 사는 세상이 맞는 걸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현실 자각 타임을 갖게 된다. 어떻게 하면 더 살을 빼서 예뻐 보일 수 있을지, 어떤 옷을 입으면 단점을 좀 더 극복하고 장점을 부각해 보일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연구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J의 말이 참 낯설게 느껴지면서도 J의 남자 친구가 한없이 부러워지는 것이었다. 

 

단언코, 살이 쪄서 더 귀여워질뿐이라고 말하는 연인을 둔 커플은 정말 찐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그 콩깍지가 너무 부럽고, 남이 뭐라고 하던 그 둘의 눈에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인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행복한 것 아닐까. 나도 언젠가 내가 살이 1g이라도 빠지면 너를 조금이라도 잃는 것이 싫다며 앙탈을 부려줄 남자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뼈에 사무치게 들었다. 

 

조용히 마저 남은 샐러드를 포크로 집어 올리며 먼 허공을 바라보았다. 

 

그때까지는 먹자, 샐러드.

매거진의 이전글 외로움이 많아 보여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