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함이 최고다.
"나 영주랑 시간 보내는 게 가장 좋아. 다 채워진 느낌이야" 오늘 아침 통화에서 아이작이 나에게 말했다.
이 말을 듣고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다. 내가 누군가에게 가장 좋은 사람이라니, 내가 누군가를 가득 채워준다니.. 예쁜 말 한마디는 나의 하루를 아주 행복하게 만들어줬다.
정주가 위의 이야기를 듣더니 "아이작은 말을 참 예쁘게 해!"라고 했다. 그렇다. 아이작의 다정함은 예쁜 말에서 도드라진다.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과 만나세요!>라는 김창옥 강사님의 강연을 본 적이 있다. 나는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을 만나보지 못해 그 말에 공감하기 어려웠다. 소고기를 안 먹어본 사람이 소고기 맛을 아무리 설명해 줘도 그 맛을 알겠는가.. 먹어봐야 알지.
이제는 그 말에 공감한다. 말을 예쁘게 하는 상대와 함께하는 것은 몽글몽글 따뜻한 구름 속에 행복하게 누워있는 느낌이다. 다정하고 따뜻한 안전지대 느낌. 아무리 설명해 줘도 위의 소고기 예시처럼 예쁜 언어를 가진 사람과 만나본 사람만이 그 느낌을 알 것이다. 나는 이제 소고기를 먹어봤고, 그 맛을 봐버렸다. 이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나는 원래 츤데레 스타일을 만나왔다. 츤데레스타일은 말이 거칠다곤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다정하고 예쁘게 말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무례함이 한 스푼 섞인 느낌. 츤데레는 츤데레대로의 매력이 있긴 하지만, 나의 경험상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과 함께하는 게 훨씬 많이 행복하다. 내 주변을 봐도 그러하다.
최근 미국에 놀러 가 아이작의 친구인 저스틴 필리아 부부를 만났다. 저스틴은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이었는데, 임신한 필리아를 공주 대접하며 하나하나 다 배려하고 아껴주었다. 그 모습을 보는데, 필리아가 반짝반짝 빛나 보이고 훨씬 아름다워 보였다. 그리고 생각했다. 다정한 남자는 여자를 더 빛나게 만들어주는구나.
나는 이제 누군가 나에게 "어떤 남자 만나야 해요?" 물어보면 말을 예쁘게 하는, 인성 좋은 남자를 만나라고 조언해 줄 것 같다. 왜냐하면, 그게 정말 최고니까.
다정한 말에는 꽃이 핀다고 했다. 아이작의 다정한 말에 나는 오늘도 꽃 하나를 피워냈다. 글을 쓰면서도 기분이 좋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기분이 좋아지길. 곁에 연인이 있다면 예쁜 말 한마디로 또 하나의 꽃을 피워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