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들도 그렇고, 임원들도 그렇고, 심지어는 요즘 MZ팀원들 까지도 가끔 이렇게 질문한다.
" 팀원들 입장에서 배려를 잘 하는 부드러운 팀장이 인기도 많고 좋은 팀장이겠죠?
저도 친구같은 팀장이 되고 싶은데 잘 안되네요.."
결론부터 말하면
쓴소리를 제 때 잘 해야 좋은 팀장이 된다.
또한 친구같은 팀장이 되려고 배려했던 팀장들이 오히려 이를 악용한 팀원들에게 스트레스를 받아서 사이가 더 안좋아지게 되기도 한다.
좋은게 좋다고 하다가 팀원들을 무례하게 만들어 그들이 팀장을 얕잡아 보고 무시당하는 경우도 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고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이에 대해 3가지 관점으로 제안을 하고자 한다.
유팀장님은 워낙 호인이셨다.
성격상 남들에게 싫은 소리를 잘 못했고, 팀원들과 친구처럼 잘 지내고 싶어서 농담도 먼저하고 어지간한 팀원들의 실수는 크게 탓하지 않고 배려하면서 팀원들을 대했다.
처음에 팀원들은 이런 유팀장을 좋아했다. 팀장이 권위를 따지지 않고 격식을 차리지 않으니 소통이 잘되고 좋았다.
문제는 이게 어느 순간 부터는 업무에 방해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팀원들 각자 업무분장에 명시된 일을 할 때는 괜찮았는데 누구 업무인지 불명확한 공통의 일을 할 때 꼭 문제가 생겼다.
유팀장은 성격상 독단적이고 싶지 않아서 팀원들에게 누가 해줄 수 있느냐고 물어봤지만 아무도 자원을 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일에 조금 여유가 있는 팀원에게 부탁을 했다.
“최과장.. 이번 기획팀 업무협조 회의에 최과장이 가주면 안될까? 그 시간 최과장 일정이 괜찮은 것 같은데”
“팀장님. 안됩니다.! 제가 왜 그걸 해야하죠? 제 일도 아닌데.. 저 그 시간에 고객사와 다음날 중요한 미팅 준비해야해서 여유가 없습니다.”
미안함이라곤 단 1도 없이 거절하는 최과장을 보면서 그동안 덮어주었던 최과장의 업무실수가 계속 떠올랐지만 참았다.
더 충격적인 것은 다음날 회의실 옆을 지나가는데 팀원 서너명이 모여서 이야기 하는게 우연히 최과장의 소리가 들렸다.
“아니. 팀장 말이야.. 내가 보기엔 제일 한가하던데.. 그런거 자기가 좀 가면 좋잖아? 우리들 바쁠 때 그런거 서포트 해주는게 팀장역할 아닌가?”
우리는 누구나 좋은 팀장, 아니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
그래서 쓴소리를 하거나 부정적 피드백을 주저하고, 꼰대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 모범을 보이고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환경에 반응한다.
팀장이 팀장으로서 내세워야 할 권위와 시스템, 체계를 보여주지 않고 친구처럼 대하면 팀원은 고마워서 더 열심히 하고 팀장을 잘 대할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업무상 실수를 팀장이 모른척 넘어가면 팀원은 자기가 절대 그런적이 없었던 것처럼 행동한다.
그 팀원의 인간성이 문제여서가 아니라 팀원은 팀장이 만들어 놓은 환경에 그대로 적응하기 때문에 그렇다.
좋은 팀장, 친구같은 팀장이 되려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직장에서 일을 하기 위해 만난 사이다.
잘 지내고 마음을 나누는 것도 일을 잘 하기 위한 과정이고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일 수는 없다.
팀원들의 무례함에 상처를 받는 경우는 대부분 스스로 좋은 팀장이 되려했기 때문이 아닌가 반성해야 한다.
따라서 부정적 피드백, 쓴소리를 해야 할 상황이 발생하면 팀장은 절대 잊지말고 반드시 즉시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
회의실에 최과장이 뒷담화 하는 것을 듣고 앞으로 가서
“야.. 최과장.. 너 어떻게 나한테 이럴수 있어! 내가 얼마나 널 잘해줬는데 뒷담화나 하고.. 넌 일은 안하고 맨날 상사 욕하러 회사왔니?”
이렇게 하면 정말 최악의 부정적 피드백이 된다.
아마 최과장은 반성은 커녕 팀장이 자기를 비난만 하려든다고 되려 억울해 할수 있다.
이경우에는 최과장을 따로 불러서
“ 내가 아까 회의실에서 최과장이 어제 내가 부탁한 일을 거절 한 이후, 그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어. 내게 직접 이야기 해줬으면 더 좋았을텐데 지나가는 말로 들으니 많이 서운하네..
최과장은 두가지 실수를 했어
하나는 공통의 팀의 업무를 팀장이 부탁했는데 자기일이 아니라면서 거절했다는 것이야. 팀은 알겠지만 각자의 역할이 있고 공동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
공동의 역할에 참여하는 것에 고민도 없이 거절하고 불만을 갖는 것은 각자의 일만 하고 공동의 일은 안하겠다고 말이라고 나는 생각해
팀장 입장에서는 팀협업에 도움이 안되는 사람으로 볼 수밖에 없어. 나는 고과를 매길 때 분명하게 이 부분을 반영할 것이야.
또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팀장에 대한 불만을 뒷담화 하는 것은 팀을 위협적인 요소라고 생각해, 따라서 나는 이 상황을 정확하게 인사부에 통보하겠어, 이것은 팀장으로서 팀을 위한 조치야”
라고 명확하게 팩트위주로 충분히 이야기 해야 한다.
조금 이야기 하고 이정도 이야기 했으면 알아 듣겠지.. 라는 식으로는 절대 안된다.
리더는 유능함과 인간미가 있는데 둘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면 유능함은 영역특정적(특정분야에 그 효력이 미치고 다른 분야까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 이나 인간미는 영역일반적(특정분야가 아닌 당사자 전체적인 부분에 효력이 미침) 이기 때문에 가급적 인간미가 없어보임을 경계하라는 의견이 있다.
그렇다면 이 조언은 지금 하고자 하는 것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인간미는 여전히 중요한 신뢰의 한 축이고 리더는 인간미로 팀원들에게 신뢰를 쌓아야 한다.
정말 주의할 사항은 인간미에 대한 해석이 이제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인간미라는 것이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술이나 다른 활동으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서로의 개인적 관심을 들어주고 친하게 지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인간미에 대한 해석이 다르다.
지금 팀원들에게 인간미를 보여주는 것은 팀원을 성장시키고 부당한 상황에서 보호하는 것이다.
업무를 주되 이것이 팀원들이 스스로 볼줄 모르는 전체 흐름속에서 어떤 성장과 연관있는가를 알려주고 왜 라는 관점에서 볼수 있게 조언을 해줘야 한다.
팀장보다 더 윗 상사나 다른 조직차원에서 팀원에게 가해질 수 있는 부당한 업무, 부당한 상황에서 팀원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리고 팀원이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부분을 팀장이 과감하게 결정해서 팀장이 책임을 지는 것. 이것이 바로 인간미라 하겠다.
좋은 팀장이 되기 위해 ‘좋은 사람’이 되려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의도가 오히려 팀장으로서의 역할을 흐리고, 팀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팀장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세 가지 제안을 다시 정리한다.
첫째, 좋은 팀장이 되려 하기보다 ‘팀장’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쓴소리를 피하지 말고, 팩트에 기반해 정확하고 충분하게 전달해야 한다.
셋째, 인간미는 ‘정’이 아니라 ‘책임’이다. 팀원의 성장을 돕고, 불합리한 상황으로부터 보호하며, 결정에 책임지는 것이 팀장으로서의 인간미다.
팀원들에게 사랑받기보다 신뢰받는 사람이 진짜 리더다. ‘친구 같은 팀장’이 아니라, 팀원들이 “저 팀장과 함께라면 일을 잘 해낼 수 있겠다”고 느끼게 만드는 리더가 바로 바람직한 팀장의 모습이다.
지금 당신은 ‘좋은 팀장’이 아니라 ‘제대로 된 팀장’이 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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