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들었는데, 우리는 기억의 고향을 갖고 살아간다고 한다. 아마 그곳은 우리가 가장 행복했고 아련했던 시기겠지. 태어난 고향을 방문하는 것보다 기억의 고향을 방문하는 것은 훨씬 간단하다. 그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를 보거나, 그때 들었던 음악, 그때 맡았던 냄새들을 다시 경험하는 것. 우리의 감각은 교묘해서 선명하지 않을수록 느낌만은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기억의 고향은 다시 말해 추억일 테고 그건 내가 좋든 싫든 마음의 어딘가에 새겨지고 만다. 여기서 추억의 생성이 타의적이라는 것이 중요한데, 내가 어쩔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도리어 나의 기제를 더 이해하기 좋은 수단이 된다. 그래서 누군가의 기억의 고향에 방문하는 것은 그 사람의 행복과 슬픔, 그리고 그 사람의 깊은 내면에 방문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싶다면 자연스레 취향을 묻나 보다. 좋았던 것들, 음악, 음식, 좋았던 여행. 그것은 서로의 기억의 고향을 방문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기에.
타국을 여행하면서 열린 마음으로 그들의 문화와 생활을 공유하고 나누면 관계가 더 깊어지듯 누군가와 함께할 때도 그 사람의 추억을 열린 마음으로 공감해주는 것이 중요하겠다. 하지만, 못 먹는 음식이 있고, 이해해줄 수 없는 문화를 굳이 받아들일 필요 또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