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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 oozoo Aug 10. 2022

사랑할 결심은 하지 않지만

영화 <헤어질 결심> 리뷰

우주 OOZOO


사람들은 사랑할 결심은 하지 않지만 헤어질 결심은 한다. 그래서 사랑의 시작을 따지는  무의미하다. 잉크처럼 서서히 그러나 파도처럼 순식간에 밀려오는 것이므로.


'현대인'이라서 스마트 기기를 이리저리 활용한 점이 돋보인다. 기록과 커뮤니케이션의 도구. 관객이 스마트 기기의 시선으로 인물을 관찰하고, 함께 느낄 수 있는 연출이 좋았다. 기계를 통해 설렘을 느끼고, 박제하고, 박제당하고, 무한히 붕괴하는 현대인들.


마음이 왔다 갔다 하는 모양새도 비로소 깨닫는 표정들도 기억에 남는다. 해준이 끝없는 물음표 안에서 맴도는 동안 서래는 끝없는 마침표 속에 갇혀있을 것이다. 사실상 완결인 미결이 되기 위해 마침내 선택한 헤어질 결심. 사랑이라는 단어 없이 이룩한 사랑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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