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서평
오늘날은 콘텐츠 크리에이터. 소위 본인의 채널을 가지고 있는 일반인 인플루언서나 유튜버가 인기를 얻고, 그에 힘입어 돈을 끌어모으는 시대다.
미디어와 매체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모든 자본이 집중되던 이전과는 달리 이제는 아주 평범한 개인이 알고보면 유튜브의 세계에서는 150만 구독자를 거느린 인기 유튜버인 경우도 다반사고, 개개인은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또 다른 세상에서는 자신만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크리에이터로 살아가는 경우도 흔한 일이 됐다. 또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본업으로 삼아 자신의 채널을 활용해 기업을 대신해 제품을 홍보해주고 적지 않은 비용으로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는 사람들도 너무나 많다. 분명히 공중파에서는 본 적 없는데,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알고 있다는 반응이다. 나만 모르고 그들은 아는, 또는 그들은 모르고 나만 아는 크리에이터들이 넘쳐난다.
그래서인지 마케팅의 세계에서는 이제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게 되었다.
바야흐로 크리에이터들이 유행과 경제의 흐름을 쥐락펴락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파워블로거를 거쳐 인플루언서와 크리에이터들의 영향력이 커져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이 산업이 어떻게 이렇게 커진 것인지, 새로운 이코노미를 형성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은 사람들은 나 뿐만이 아니리라 생각한다.
사실 한참 파워블로거들의 위상이 높아질 때만 해도 제품이나 음식 등을 협찬해주고 블로그에 원고를 올리도록 하는 류의 것은 만연했으나, 유튜브나 영상 콘텐츠의 폭발적인 확대는 그때와는 비교도 못 할 수준으로 산업 자체를 체계화하고 고도화시켰으며, 흐름의 양상과 거기서 흐르는 돈의 규모가 달라졌다.
과연 어디서부터였을까? 이런 궁금증을 갖고 있던 차에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라는 제목은 이목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창작'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존재해 온 인간의 영원한 유희이자 본능이다.
수만 년 전 선조들은 목탄으로 동굴에 벽화를 남겼고,
오늘날 우리는 스마폰으로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서문은 크리에이터 시대의 포문을 연 것이 인간의 내면에 깔린 창작(Creative)의 본능이라고 설명한다. 인간의 본능을 발판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 대해 책에서는 몇 가지의 이론과 그것들이 앞으로 만들어 낼 미래, 경제적 자유를 이루는 이야기에 대해 소개한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산업혁명 이후 수백년 간 지속되어 온 기업 주도 생산 경제에서
평범한 개인에게 그 권력을 분산, 재편하고 있다.
이 문장이 내 머릿속에 큰 울림을 주었는데, 생각해보니 이러한 현상은 몇 백년간 지속되어 왔던 기업 주도의 경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 맞았다. 아주 평범한 개인이 생산자이며 개인 사업자가 되는 시대. 그 시대가 바로 지금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놀라웠다. 몇 백 년 지속된 그 모습이 지금 우리 세대에 바뀌고 있는 건가? 그런 약간의 경외심까지 느껴졌다.
이러한 상황을 가능케 하는 것이 무엇일까? 이에 대해 책에서는 "개인(크리에이터)"와 "개인(팬)"의 관계라고 설명한다. 개인 크리에이터가 막중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팬덤"이 필요한데, 넘쳐나는 알고리즘과 광고에 뒤덮인 개인들은 운명적으로 팬덤 이코노미를 형성할 수 밖에 없어졌다는 것이다.
모든 게 과잉 공급되는 디지털 세상 속에서 개인들은 더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으며,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에는 아낌없는 투자를 한다. 그것이 결국 크리에이터와의 관계를 형성하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미치지 않고서야>의 저자 미노와 고스케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앞으로 대다수의 비즈니스는 종교화될 것이다.
돈이 아닌 의미에 공감하게 만들어라.
신자를 모으지 못하면 물건을 팔 수 없다.
이제 사람은 고독해졌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기 때문이다."
<미치지 않고서야, 미노와 고스케>
이전까지는 같은 물건과 취향을 대량 공급했지만 이제는 아주 작은 규모의 니치 타깃과 니치 마켓에 집중해도, 취향이 탄탄한 집단에는 분명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다. 이 지점을 파고들어 케빈 켈리는 "1,000명의 진짜 팬만 있으면 성공한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결국 여기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형성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드러난다.
핵심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통해 응집된 팬덤은 자신들의 취향과 얻을 수 있는 명확한 혜택, 경험이 있다면 수익화된 채널(멤버십, 뉴스레터, 구독 등)로 유입되기 쉽기 때문에 D2C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할 수 밖에 없다.
책에서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것 외에도, 앞으로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생태계가 chatGPT 등의 생성형 AI나 NFT 등의 영향을 받아 무한히 확장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미 현재 진행형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까지 NFT가 어떤 식으로 차별화되고, 경제를 어떻게 바꿀지 감이 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기술의 래버리지가 확장되면 확장될 수록 인간은 이를 활용한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를 발현할 것이고,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지금보다도 훨씬 더 발전할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어쩌면 이미 모든 개인은 당연히 크리에이터가 되어야 하는 시대로 향하고 있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덮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 속에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그런 고민 하나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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