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여자라는 생물학적 전제를 벗어나긴 힘들다. 아무리 여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대우가 나아졌다고 하지만, 노동 현장에서는 급여뿐만 아니라 처우 차이가 확실하게 난다.
운 좋게 남초 집단 혹은 성비가 비슷한 환경에서 일해서 여초 문화를 직접 경험하진 못했다. 그러나 간접적으로 겪은 것만으로도 우리 사회가 얼마나 여자한테 가혹하고 냉정한지 실감할 수 있었다.
몇 년 전, 모 디자인 회사에서 기획자를 구한다고 해서 면접 보러 간 적이 있다. 면접은 순조롭게 이루어졌지만, 여자 직원들을 비하하는 사장의 태도에 실망했다. 카페일을 할 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이가 어려 보이는 여자라는 이유 만으로 반말을 함부로 내뱉고, 조롱하고, 무시하는 손님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면접 볼 때 미혼 여성인 저한테만 결혼이나 출산 계획이 있는지 묻더라고요."
이직 때문에 이력서를 넣고 면접을 본 지인의 경험담이다. 대규모 병원에서는 여의사가 임신할 경우 자발적으로 그만두게 만들고, 사기업에서는 육아휴직 후 복귀가 힘든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버티거나 출산 자체를 기피하게 된다.
하지만 여자라서 이득을 보는 경우도 드물지만 존재한다. 구내식당에서 줄이 길 때 몇 안 되는 여자라서 양보를 해주거나 무거운 짐을 누군가 대신 옮겨준다. 복지가 잘 된 회사에 들어가면 생리휴가도 쓸 수 있다. (중소기업에선 꿈같은 일이지만) 간식을 사거나 회식 메뉴를 정할 때 여직원들이 좀 더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생각해 보니 이런 사소한 배려 말고는 여자라서 이득을 보는 경우가 거의 없다.
아, 한 가지 더 있다. 손님을 접대할 때 여자라는 무기를 활용하면 좋다. 무뚝뚝하고 막무가내인 업체 담당자를 상대할 때도 특유의 섬세함과 직감을 발휘하곤 한다.
여자라서 손해 본다고 생각하기 전에 타고난 성향이나 생물학적 특성을 이용하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