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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Apr 23. 2024

약사가 커피를 끊으라고 했다


"자율 신경은 크게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눌 수 있는데, 교감신경의 수치가 높아서 늘 긴장 상태인 데다 잠도 깊게 못 자고 소화도 잘 안 되는 증상이 지속되는 겁니다. 평소에 커피 자주 드시나요?"


"하루 한두 잔 정도?"


"영양제 먹으면서 서서히 끊으셔야 합니다."


"네? 커피를 끊으라고요?"


평소에 건강관리에 신경 쓰는 편이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탓인지 숙면을 취한 날이 드물고 조금만 과식해도 탈이 나곤 했다. 수면 위내시경을 받고 결과를 들었는데, 위벽이 많이 헐어서 염증이 생겼다고 했다.


"아침 챙겨 드시나요?"

"아침엔 속이 쓰려서 거의 안 먹어요."

"아침에 위장이 비어 있으면 위벽을 자극해서 염증이 심해질 수 있어요. 당분간 약 챙겨 먹으면서 아침도 꼭 드세요."


의사의 말에 그동안 울렁거림과 속 쓰림을 반복했던 날들이 떠올랐고, 이제부터라도 잘 챙겨 먹기로 다짐했다.


그러나, 커피만은 끊기 힘들다.


맛있는 커피를 즐기는 것이 몇 안 되는 삶의 낙인데, 그걸 끊으라고 하면... 물론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즐기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평소에 술이나 탄산음료를 거의 마시지 않는 데다 음식도 가려서 먹는데, 일상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커피만큼은 포기할 수 없었다.


대신 전문가의 권유대로 아침엔 프로틴 음료를 마시고, 커피도 줄여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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