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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May 03. 2024

일복 많은 수달의 나들이


"지금 옷 벗을까요?"


오늘은 모 한방병원에서 임상에 참가하기로 한 날이다. 겨우 시간 맞춰 도착한 뒤 2시간 정도 다양한 검사를 받았다. 공복 상태보다 더 견디기 힘든 건 24시간 카페인 금지. 아침부터 회사에서 몇 차례 전화가 걸려왔다.


"서류 양이 많아서 그런지 팩스 전송이 안 되던데요. 직접 갖다 주려고 봉투에 넣어뒀어요."

은행에 제출할 서류가 있는데 마침 연차를 쓴 날이라 부장님한테 부탁 겸 업무지시를 했다. 검사받고 나오니 부재중 전화 여러 통. 업체 사장님인데 급하게 전할 것이 있다고 해서 휴가 낸 사실을 알려주었다.


"쉬는 날엔 꼭 이렇게 나를 찾는 연락이 오네요. 일복이 많아서 마음 놓고 쉬지도 못해요."


코로나 시절에도 다들 돌아가면서 유급휴가를 썼지만, 슈퍼일복이라 그런지 운이 좋아서 그런지 무증상으로 지나갔다. 독감이 유행할 때도 다른 직원들의 빈자리를 지키느라 조심했더니 뒤늦게 감기 걸려 고생했다.


'역시 평일 오후에 쉬는 게 좋구나. 며칠만이라도 일 걱정 없이 지내고 싶다.'


한때는 번아웃을 주기적으로 겪으며 각종 스트레스와 질병에 시달렸지만, 지금은 일상 속에서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 중이다. 시원한 풍경과 바람을 맞으며 새소리도 듣고 책장도 넘기며 잠시 잊고 지낸 나 자신을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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