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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y Jan 21. 2022

왜 애자일하게 연애해야 하는가

애자일 연애 필요론

애자일 연애가 왜 현대사회에서 애자일하게 일하는 것만큼 중요할까.


1. 우리는 시간이 너무 없다.

일주일이 168시간이면 그중에 최소 60시간은 회사에 있는 시간과 회사를 가기 위한 준비시간으로 보낸다. 그럼 딱 108시간이 남는데 그중에 45시간은 잔다. 나만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은 대략 63시간. 거기에 운동과 자기 계발, 취미생활을 최소 20시간으로 잡으면 남는 건 43시간. 친구도 만나고 쉬기도 하고 유튜브도 보려면 진짜 절대적인 시간이 없다. 그냥 시간이 없다.


2. 만나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사귀기 전에는 정말 괜찮아 보였던 그의 습관을 알게 되는 것. 서로 관계를 정하기 전 까지는 말하지 않았던 것들을 말하게 되는 것.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썸 때는 모르는 것들이 있다. 정말 괜찮아 보였던 사람이 순식간에 쓰레기로 변하는 경험을 한 번쯤 해보지 않았는가. 인간은 다면적이다. 그래서 단편적인 모습으로 좋아하게 되기도 하고, 또 다른 단편적인 모습에 싫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사귀기로 도장 찍기 전 단계에서는 대게 별로인 모습을 꽤 잘 숨긴다.


3. 애자일 연애는 빠른 관계의 끝을 막는다.

세 번 만나서 설렜던 사이도 안 사귀고 열 번을 만나면 싫어지기도 한다. 그러니까 일단 사귀고, 둘이 할 수 있는 것들의 양을 늘려나가야 한다. 이건 괜찮은 걔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사귀는 사이에서 헤어지자는 말보다 썸 타는 사이에서 그만 하자는 말이 더 쉽다. 느낌이 괜찮았던 걔를 조금이라도 더 알아보기 위해서는 서로 어느 정도 의무감이 생기는 빠른 연애가 필요하다.


4. 세상에 장담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혹자는 그래도 최대한 많은 걸 알아보고 결정하는 게 앞으로의 시간을 아끼는 방법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다.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 그렇지만 검증의 검증을 거친 다음에 구리면 그것만큼 마음과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없다. 얘랑 결혼할 거야 했던 애랑 삼 개월 만에 헤어지기도 하고, 얘는 결혼하기엔 좀 별론대 하는 애의 의외의 면모를 발견하기도 한다. 내가 걔의 모든 장담한다고 말하는 순간 파국은 시작된다. 그니까 장담하고 사귀고 잘 몰랐네 내가 속았네 어쩌고 하지 말고 일단 만나자.


당신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인간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나한테 쓰레기였던 그 새끼가 걔한텐 세상 호구남이 될 수도 있다. 인간은 상호작용을 통해 더 좋은 사람이 될 수도, 더 구린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일단 MVP만 확인되었다면 빠르게 연애를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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