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데이지 Jan 25. 2024

몸이 아파도 무기력해집니다.

연말, 연초는 병원투어로 보냈습니다.

 취업준비를 하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이유는 간단했다. 살고 싶지 않은 삶을 선택하고 지속했다. 아일랜드에서 거주하면서 나한테 잘 맞는 해외에서 일하고 살고 싶었지만, 졸업과 취업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한국으로 귀국했다. 귀국 후 남은 학기를 다니면서 나에게 맞지 않는 직업임을 알지만, 오직 연봉에 포커싱해서 원치도 않는 IT 개발자로 취업을 준비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게 작은 중소기업에서 SI기획자이자 컨설턴트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 상태로 쉬지 않고 달렸고, 경력 2년차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고 경우울증에서 조울증 진단을 받았다. 일을 아예 할 수 없는 몸과 마음의 상태가 되었다.


 20대의 나는 지금보다 더한 소비요정으로 돈을 모아두지 않았고, 그래서 가족들에게 돈을 빌려서 한달을 신나게 놀았다. 불안하기도 했지만 일을 억지로 하지 않으니 회복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고 공황장애와 경조증이 한번에 해결되진 않았다.(현재도 조울증 2형으로 약으로 관리하고 있고, 공황장애는 호흡하는 습관을 들여서 어느정도는 나아졌다.)


 그래서 우연한 기회에 프리랜서를 하면서 몸과 마음을 생각해서 스트레스를 최대한 관리하려고 노력했다. 늘 마음 공부를 했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나의 몸과 마음을 관리했다. 정신건강의학과도 빠지지않고 다녔다. 그렇지만 맞는 약을 찾기까지 5년이 걸렸다. 그리고 운동을 꾸준히 하고, 정신과약이 맞으면 모든 것이 편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약을 제대로 먹지 않은 시기가 길어지고, 무기력을 배드민턴 운동으로 버텼다. 그 시기엔 내가 무기력하다고, 브레인포그인지도 인식하지 못하고 내가 멍청하고 느린사람이라고 비난하곤 했다.


 그리고 지난 6년전처럼, 좋지 않은 건강검진 결과, 직장내 괴롭힘을 당하고 갖게된 상사 트라우마 그리고 또다시 부당해고 모든 것들이 또 한번에 찾아왔다. 나는 이번에는 무너지지 않았다. 그레이프숲풀님 덕분에 마음혼펜에 가서 나의 감정을 해소하는 시간을 갖고, 다현님이 하시는 감정코칭을 시작했고, Thinksomething 커스텀 다이어리를 쓰고, PT를 받고 운동하며 배드민턴을 꾸준히 쳤다.


 지난 6년처럼 무너지진 않았지만 내 감정은 말하고 있다. 지금은 힘든 시기라고 그렇다고 모든 삶이 힘든 것은 아니라고 말이다. 김천에 유투버를 하는 예지(버드모이​)를 보러와서 유투브 기획과 시장에 대해서 다시 배우고, 직지사를 방문해서 혼자 산책과 명상을 결합해서 걷고 에너지를 얻었다. 지금은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쓰고 있다. 나의 삶의 일부가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지 모든 것이 무너지진 않는다.




무엇보다 암이 아니어서 다행이고 관리할 수 있는 병이라 다행이다.

더 악화되서 손쓸 수 없기전에 나아져서 다행이다.


돈을 벌지 못해도 이제는 돈에 대한 불안감이 전보단 덜해져서 다행이다.

전보다 경제적으로 능력이 생겨서 원한다면, 돈을 벌 수 있음에도 감사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