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브로 Mar 07. 2024

사랑에 기승전결이 필요한가요

2024.03.06.

@Sibro, 2024.

뻔하잖아요, 기승전결이라는 그 자체가.


'누군가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국 헤어진다'

영화, 삼류소설, 심지어 술자리에서도 빠지지 않는,

길거리 고양이들도 현재진행형인 너무 흔한 이야기 아닌가요?


어차피 사랑의 끝은 헤어짐일 텐데 뭐가 그리 다르다고 참나

하며 저는 지금 눈물을 닦고 있습니다.


사랑에 기승전결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결'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무조건 끝맺음, 헤어지라니요.

누구 맘대로 헤어집니까.


첫사랑부터 시작해서 부모자식의 사랑, 연인의 사랑, 가족사랑, 짝사랑, 인스턴트사랑, 동기사랑, 나라사랑.

무슨 사랑이 이리도 많은지.

종류도, 관계도 다양한데, 그 모든 사람이 헤어져야만 하는 운명이라면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이라 할 수 있나요.

네, 그래서 헤어짐을 겪은 사람의 세상은 끝이 났다고 하나 봅니다.


그럼에도 다행인 점은

기승전결 중 '기승전'부분이 '결'보다 길다는 점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긴 자살이라는 빌 에반스도 사랑 노래를 했다는 걸 보면

'기승전'이라도 있는 게 어딘가 싶습니다.

맞아요, 길게 행복이라도 해야지.


그렇다고 사랑에 기승전결은 없었으면 하는 마음을 접은 것은 아닙니다.

첫사랑이 아니어도 사랑을 할 수 있고,

서서히 빠지지 않아도 갑작스러운 사랑을 할 수 있는데,

왜 마무리는 눈치 없이 찾아오는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말이 있죠.

'명작은 그 전개와 결말을 알고서도 다시 찾게 만든다'라고요.

사랑이 그렇습니다. 

제가 아무리 사랑의 맺음을 싫어하더라도, 사랑을 사랑할 수 있는 건

그 기승전결이 주는 행복이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은

여보..., 아닙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여러분 좋은 사랑 하세요.



Download it only for personal use.

2차 가공 및 공유, 상업적인 사용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2024. Sibro All rights reserved.

작가의 이전글 어떤 말은 눈으로 듣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