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를 실현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꼽히는 게 ‘업(業)’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많은 걸 배우고 익히며 꿈을 찾고, 이를 이루고 발전시켜나가면서 스스로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되죠. 그런데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사회에 살면서 우리의 자존감도 무너져 버린 게 아닐까요.
여러분들은 ‘직업’에 대한 고민을 최근에 해보신 적이 있나요. 아직 취업을 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이력서를 넣을 때 해당 직업에 대해 얼마나 고민을 하시나요. 고민을 할 여유도 없이 채용 공고가 뜨면 ‘직장’에 대한 조사만 해본 채 그냥 이력서를 넣고 보진 않으신가요. 어쩔 수 없는 사회에 살고 있으니까요. 중·고등학교 또는 대학교 다닐 때까지만 가졌던 ‘꼭 ~가 될거야’라고 했던 해당 직업에 대한 열망은 현실 앞에서 사치처럼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취업에 성공한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데요. 일에 대한 자부심보다 하루하루 버티고, 버티고, 또 버티기 급급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최근 어렵게 들어갔지만 곧 나오는 ‘퇴사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퇴사가 버티지 못한 패배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시대는 갔습니다. 이젠 퇴사를 떳떳이 밝히고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 출신인 이나가키 에미코가 쓴 ‘퇴사하겠습니다’, 삼성전자를 다니다 퇴사한 장수한 씨의 ‘퇴사학교’ 등 책도 나왔죠. SBS스페셜 ‘요즘 젊은 것들의 사표’에선 당당하게 사표를 낸 청춘들을 다룬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퇴사자들이 이제 급기야 콘텐츠 시장으로 들어오고, 이에 대중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이들에 대한 편견은 있을 수 있습니다. 업을 포기한다는 것 자체가 한심하고 배부른 소리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업을 정말 포기한 것일까요. 정반대인 것 같습니다. 정말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찾아, ‘직업이 없는 직장’ 생활을 접은 것뿐입니다. 이제부터 진정 업을 회복하는 길만 남은거죠. 우리에게 결핍됐던 꿈은 또 그렇게 채워질 겁니다.
이렇게 시작된 새로운 항해를 돕는 콘텐츠도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EBS의 ‘잡쇼’에 이어 JTBC에서도 예능 ‘잡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정말 궁금했지만 채용 카페나 공고에서밖에 접할 수 없었던 정보를 방송에서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듣게 됩니다. 그 일을 하려면 무엇을 잘해야 하고, 어떤 점이 힘든지, 그럼에도 이 일을 할 만큼 좋은 이유는 무엇인지 콘텐츠로 접할 수 있게 됐죠.
자존감은 영어로 ‘self-esteem'입니다. 이 단어처럼 자존감은 '셀프'로 달성해야 할 숙제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결핍의 시대, 콘텐츠가 그 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길. 그런 콘텐츠가 더 많이 나올 수 있길 바랍니다.
STEP 1. 꼭 기억해요!
*자존감 관련 콘텐츠: 책 '자존감 수업' '심리학,자존감을 부탁해' 방송 JTBC의 '말하는대로' 등
*자존감, 퇴사 관련 콘텐츠가 유행하는 이유: 결핍의 시대, 나를 채워주고 업의 회복을 도와주기 때문!
STEP 2. 더 알면 좋아요!
*콘텐츠 코드의 변천사:1980~1990년대 초 경제성장: 생존 →1997년 외환위기~2000년대 후반: 힐링→현재: 자존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