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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 Bin Jan 10. 2022

어찌 1,383,413%의 수익이 난단 말이오

이름하야 Kronos DAO의 등장 

수익률이 1,383,413%라고? 투자했다고 하면 엄마한테 등짝부터 맞을 것 같은 상품이다. '아냐 엄마 이거 DeFi 2.0 프로토콜이야. DeFi 1.0에서 가상화폐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주체를 프로토콜로 바꾸어 안정성을 한껏 더했다구!'라고 말하면 등짝 한 대 더 추가다. 그도 그럴 것이 APY(Annual Percentage Yield, 연간 수익률)*이 '백만 퍼센트'**가 넘어가는데, 이 프로토콜은 어떤 프로토콜인지 누가 만들었는지 한눈에 봐서는 정확히 이해하기가 어렵다. 


* APY로 계산할 때는 보통 복리도 재투자한다는 개념이 포함되어있다. 내가 이자를 직접 다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면, 수익률은 더 낮아진다. 

** 백만 퍼센트의 APY가 감이 안 온다면, 100만 원을 넣으면 8개월 후에 5억 원이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대략 100만 원만 투자하면, 8개월 후에 페라리 차주가 될 수 있다는 썰.. 


크로노스? 사기네.. 

생각했다면 정상이다. 사실 사기가 아니라고 확실히 말할 수도 없다. 이 사이트의 개발자들이 어느 날 샤따를 내리고 돈을 가지고 튄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하지만 투자는 둘째 치더라도, 현재 크로노스가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와 어찌 수백만 퍼센트의 수익률을 내거는지는 이해하는 것은 블록체인 위에 지어진 금융 시스템(주로 DeFi라고 불린다)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 꽤나 재밌고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이 들어 공유해보고자 한다. 



크로노스의 탄생사  

사실 정확한 이름은 크로노스 다오(Kronos DAO)다. 줄여서 크로노스라고 하겠다.


은행이나 연준과 같은 중앙 기관에 불만을 가졌던 적이 있을 것이다.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수많은 서류를 떼어가야 하기도 하고, 좀 큰 금액의 해외 송금을 많이 하려면 며칠씩이나 기다리면서 비싼 수수료까지 내야 한다. 이 정도야 '불편'한 수준이지만, 종종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최근에는 한 주식 서비스가 개인의 매수를 막아버리는 사건처럼('로빈후드'의 주식 매수 버튼 삭제 사건). 


사람들은 중앙 기관의 손을 거치지 않는 더 완벽한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 했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통해 더 빠르고 더 저렴하며 더 투명하고 효율적인 금융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바로 DeFi(Decentralized Finance, 탈 중앙화 금융)이다. 


'아니 말은 좋은데, 근데 어떻게요...'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은행은 사람들이 예금을 하니까 돈이 쌓여 대출이라도 해 줄 수 있는데, 무슨 재주로 탈 중앙화 된 금융 시스템이 실제로 워킹하게 하냐는 거다. 결국 DeFi 생태계에서도 계속해서 돈(가상화폐)이 돌게 하는 '유동성'의 확보가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과제가 된다. 이에 유저가 자신의 코인을 '예치'하면(이를 스테이킹이라고도 부른다), 유동성을 제공한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으로 이자를 준다. 물론 토큰으로 준다. 이것이 바로 DeFi 1.0이다. 


유저들은 이자 농사를 위해 많은 토큰을 예치하지만, 이자율이 낮아지거나 이자로 주는 토큰이 떡락하면...? 더 이상 예치를 할 이유가 없어지고 모두 빠져나간다. 유저들이 모두 빠져나가면? 이러다가 다 죽어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것이 바로 올림푸스 다오(Olympus DAO)다. 어떻게 해결했냐고? 잠깐 '예치'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다 사버린다. 그럼 유저는 코인을 판매한 대가로 뭘 받냐고? 또 다른 토큰(OHM)을 받는다. 다만 이번에는 OHM가격이 너무 요동치지 않도록, 프로토콜에서 OHM을 추가 구매하거나 스테이킹 하고 있는 유저들에게 배포한다. 그 결과 TVL(total value locked, 스테이킹 되어 있는 토큰의 양)은 현재 기준 $1,795,221,976 (약 2조 원...!), APY는 4,166%다. (APY는 유동성을 제공하는 유저들이 많을수록 점점 낮아진다.) 그리고 이러한 형태를 DeFi 2.0이라고 한다. 


Olympus DAO의 website

그럼 올림푸스와 크로노스는 무슨 관계냐고? 크로노스는 올림푸스를 포크(코드 복사)해서 만든 것이다. 다 똑같은데 하나의 큰 차이점은 올림푸스는 이더리움 기반이지만, 크로노스는 클레이튼(Klaytn) 기반이라는 것. 


그래서 어찌 1,383,413%의 수익이 난단 말이오 

올림푸스도 1년이 채 안된 프로토콜이다. 크로노스? 2개월이 안 됐다. 여전히 스테이킹을 하고 있는 사람의 수가 적으니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높은 APY를 제시하고 있다. 물론 스테이커와 홀더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APY는 떨어질 것이다. (어제에 비교했을 때 크로노스의 APY는 하루 만에 약 20,000% p 정도 떨어졌다.)


탄생기를 읽고 '음 아예 경우 없이 등장한 프로토콜은 아니군'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전히 이 씬에서 사기꾼은 너무나 많다. 게다가 OHM의 개념으로 나누어주는 KRNO의 경우에는 등락폭이 매우 심하다. 고점 대비 하락률로 볼 때 무려 72.8%다 (ㅎㅎㅎ). 무리해서 투자할 것은 못 된다. 다만 탈중앙화 금융이 이런 식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 혹시 잘못된 내용이 있거나, 생각이 다르거나, 더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 

* 크로노스 다오에 대해 더 궁금한 분들을 위한 official document Kronos DAO docu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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