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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짧은두루미 Nov 27. 2023

결국 요가 강사가 되었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기회가 주어지다

허리 디스크로 디스크를 쉰 지 1년이 되었다. 수련을 하지 못하니까 당연히 '요가 강사'라는 직업은 못다 이룬 한때의 꿈으로 남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는 선생님으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보조 강사를 해 줄 수 있냐는 것이다. 요가 수업을 들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일반적인 요가 수업에 보조 강사는 없다. 메인 강사도 한 타임에 3만 원밖에 못 받는데, 보조 강사를 둘 리가 없지 않나.


사정을 들어 보니 발달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요가 수업이기 때문에 핸즈온을 도와줄 보조 강사가 필요하단다. 경력 단절 n년차, 사회생활에 목말라 있던 나는 약간의 고민 끝에 제안을 수락했다. 


첫날 수업은 너무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핸즈온만 하면 된다고 해서 가볍게 생각하고 갔는데, 완전히 오산이었다. 일반적인 요가 수업에서 핸즈온은 틀어진 정렬을 잡아 주거나, 뻗어나가는 방향성을 알려주는 선에서 가볍게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곳은 달랐다. 내가 핸즈온을 하려고 몸에 손을 대면, 힘을 툭 풀고는 나한테 기대 버리는 것이었다. 결국 끝날 때쯤엔 내가 수련생의 양팔을 잡고 조종하듯 대신 요가를 해 주는(?) 지경에 이르렀다. 


땀이 삐질삐질 나고 허리가 아파왔다. 1시간의 수업이 꽤나 길게 느껴졌지만, 내가 좋아해서 배운 요가를 드디어 나눌 수 있어서 기쁘고 뿌듯했다. 메인 강사 자리였으면 단숨에 고사했을 텐데, '보조'라는 말이 붙어서 부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 수업을 하면서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었던 것들을 배우게 되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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