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린 :
다음 날 나는 할리우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수하물을 싣다가,
'내가 지금 뭘 싣고 있는 거지?', 라고 한 번 생각했고,
검색대를 지나다가,
'내가 지금 어딜 지나고 있는 거지?', 라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싯 벨트의 버클을 채우며 엉뚱하게도 '기내식은 빵이 나올까, 고기가 나올까.'를 생각했다.
기내식으로는 빵이 나왔다. 나는 손으로 빵을 뜯어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어제 마셨던 술이 빵과 함께 올라올 뻔했다.
빵은 다행히 나와 함께 캘리포니아 공항에 도착했다.
나는 캘리포니아 화장실에서 빵을 토했다.
곧장 래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일. 히드라.”
래리가 전화를 받았다. 그는 아무래도 돌고래 다리 클럽과 히드라를 혼동하고 있는 듯했다.
됐고, 나는 래리에게 귀가 있는 할리우드 저택의 주소를 받아 곧장 그곳으로 차를 몰았다.
할리웃의 밤공기가 머리카락을 스치며 지나갔다.
이래서 할리웃, 할리웃 하는구나, 나는 생각했다.
누구와도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 같은 밤이었다.
*
귀 :
나와 고슬링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릴 적 그의 부모님이 이혼했던 일, 그 때문에 생업 전선에 일찍 뛰어들어야 했던 사연,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면서도 댄스 가수의 꿈을 키우던 일과 그 꿈을 접고 배우로 전향할 때 느꼈던 자괴감. 그리고 멘데스를 만나 딸 에스메랄다를 얻게 된 일까지.
고슬링은 우수에 찬 눈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고스란히 들려주었다.
"Oh, great."
나도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내가 이야기를 할 때 마다 그는 그레이트를 연달아 외쳤다.
돌고래를 만나고 제이미 케인러너를 알게 되고, 돌고래 다리 클럽이란 비밀 단체를 결성하고, 래리와 세르게이, 쥐와 기린을 만나 슈퍼 파워 거대 괴물 로봇을 무찌른 일까지.
그는 의심없이 내 말을 모두 믿어주었다.
역시 할리웃은 스케일이 크구나, 나는 새삼 그렇군.
하고 생각했다.
"기린은 나를 사랑하지 않아요."
내가 그에게 털어놓았다.
이어 내가 말했다.
"그의 마음속엔 오직 제이뿐인 걸요."
고슬링이 흐트러 내려진 나의 머리카락을 쓸어 올려주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맺혔다.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의 이마가 천천히 내 이마와 가까워졌다.
그때.
하마터면 고함을 지를 뻔했다.
기린이었다.
<작업을 하다가, 팔뚝이 저려 오는 줄도 모르고 계속 작업을 하고 있네요.
회사가서 일을 그렇게 하라 그러면 죽어도 싫더만, 참 사람 마음이.
오늘은 좀 쉬어야 겠네요. 이번 소설은 마지막 부분을 꼭 몰아쳐서 쓰게 되네요.
저번 소설은 마지막 부분 한 문단을 만드는데 10년은 걸렸던 것 같아요.
소설마다 다 특성이 있나봐요.
팔이 자꾸 저려서 더는 작업을 못하겠습니다. 재미난 영화라도 영화관에서 한다면 영화를 보러 가려고 했는데, 재미난 영화를 하지 않네요. 라라랜드나 한번 더 틀어볼까? 뭘 보지? 하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장편 소설은 처음 써봐요. 쓰다보니 장편이 나와서 참 신기하네요.
작가님들 글을 읽고 쓰고 함께 한 것이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소설은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다른 사람의 책을 읽을 때 완성된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브런치 플랫폼이 없었다면 다시 글을 쓰지 못했을 거에요. 너무 감사합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안뇽~~>